[산업일보]
국내 연구진이 은 나노입자를 사용한 고가의 항균 디스플레이, 항균 필름 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아연 나노입자를 활용한 저가의 고성능 항균유리패널을 개발했다. 항균 특성과 패널의 투명도, 내구성 등이 탁월해 스마트폰 터치 패널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대학교 재료공학과 윤순길 교수 주도로 최형진 박사과정 연구원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BRL)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지(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손, 얼굴 등과 수시로 접촉하는 스마트폰 터치 패널은 사용과정에서 각종 세균에 오염될 수 있다. 세균 오염 자체를 차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오염된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투명 디스플레이 패널에 항균특성을 갖는 은, 구리, 아연 등의 나노입자를 코팅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강한 항균 특성의 장점 때문에 은 나노입자를 활용한 항균 필름이 상용되고는 있으나, 은 나노입자는 투명한 유리와 접착력이 약해 스마트폰 등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터치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노입자를 증착하는 기존의 용액공정으로는 입자들의 응집이 매우 심하여 치밀하고 균일한 나노 입자를 얻기가 어렵다. 따라서 나노 입자를 치밀하고 균일하게 증착하면서, 유리와 거의 같은 투명도를 유지하면서 장기간 터치 및 옆으로 밀기에도 항균 특성을 유지하는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은 나노입자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항균특성을 보이는 아연 나노입자를 활용해 터치에 강하고 내구성도 향상된 항균 유리패널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아연 나노입자가 증착된 유리패널에 대한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항균특성을 평가한 결과, 은 나노입자와 유사한 99.99% 이상의 항균 활성치를 나타냈으며, 투명유리 수준의 빛 투과성을 보이는 등 유리패널의 항균 재료로서 아연 나노입자의 활용가능성을 확인했다.
DC 스퍼터링을 사용해 유리 기판 위에 25 nm 미만의 아연 나노입자를 증착해 유리와 유사한 91.6%의 가시광 투과특성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아연 나노입자와 유리의 접착력을 강화해 터치 등 옆으로 미는 힘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연 나노입자와 유리 사이에 티타늄 나노입자를 넣었다.
그 결과, 2,000번 이상의 옆으로 밀기 테스트에도 90% 이상의 투명도를 유지하는 등 터치에 강해졌으며, 3개월 이상 공기 중에 노출돼 아연이 산화되더라도 투명도나 항균특성에는 영향이 없었다.
따라서, 경제적이면서도 여러 성능이 향상된 항균 터치패널로서의 응용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충남대 윤순길 교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서, 빠르면 2~3년 내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성과는 다양한 나노-바이오 융ㆍ복합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유리기판 위에서의 우수한 특성은 확인됐으나 향후 이를 유연성 필름에 적용하고 장시간의 신뢰성 테스트와 양산화를 위한 공정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교수는 “제안한 연구 내용을 통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사용하는 스마트폰 패널에 박테리아들이 기생하지 못하게 해 건강을 지켜내는 복지국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