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이하 두산인프라코어)의 1차 매각파트너였던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이하 SC PE)와의 우선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하 MBK)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초 우선협상자였던 SC PE는 1조3천600억 원을 제시했으나 인수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29일 우선 협상자 순위를 박탈하고 1조1천800억 원을 써냈던 MBK와 새롭게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게 됐다.
이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업계에서 전전긍긍하며 바라봤던 두산인프라코어의 ‘해외매각’이라는 악재는 일단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이 드는 것은 업계 모두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 것은 바로 매각금액이 생각보다 너무 ‘헐값’이라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유동성이 그야말로 ‘눈물의 땡처리’가 필요할 정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초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금액으로 2조 원 이상의 금액을 예상했으나 매각에 참여한 이들이 제시한 금액은 다소 차이가 있었고 결국 이들의 요구액대로 협상이 진행됐고, 결과적으로는 1차로 제시했던 금액보다 2천억 원 가량 더 낮아진 매각금액이 정해진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이토록 매각협상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영구채’ 때문이다. ‘밥캣’을 인수하기 위해 2012년 5억 달러 규모로 발행한 영구채는 이것을 자본으로 인정할 지 여부를 두고 금감원과 금융위의 격론이 이어졌지만 결국 자본으로 인정됐다.
문제는 ‘영구채’라는 이름과 달리 풋옵션이 있어서 5년 내로 상환을 해야 하고 그 이후로는 종전 3% 수준에서 추가로 금리가 올라간다는 점이다. 결국 야심차게 인수한 밥캣은 중국 부동산과 건설시장 불황으로 매각대상에 올렸고 이제는 공작기계사업부까지 매각의 도마에 올린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구채는 두산인프라코어 외에도 굴지의 기업들 에서도 상당수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상태는 그야말로 ‘영구채’라는 ‘미끼’가 놓인 ‘덫’에 갇힌 ‘두산인더트랩’의 형국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대기업들의 상당수도 이 영구채의 미끼에 손을 뻗치고 있는 모양새다.
*거치대 : 거칠지만 치밀하게 산업계 이슈에 대거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