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왜 당뇨패치 전자피부인가?
대표적인 성인병이자 만성질환인 당뇨병은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유병율이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노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바늘을 찔러 혈당을 진단하고 이를 낮추기 위한 인슐린 주사도 맞아야 하는 고통과 번거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진은 그래핀 복합체를 활용, 땀을 통해 혈당을 정확히 측정하는 전기화학 센서와 필요 시 약물을 자동으로 주입하는 마이크로침을 개발하고, 통합해 당뇨패치 전자피부를 선보였다.
당 함량, 땀 온도와 산성도 측정으로 정확도 높여
IBS 나노입자연구단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패치는 땀 속의 당 함량, 땀 온도와 산성도 등을 동시에 측정해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그래핀 소자에 산성도·습도·온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결합한 다기능 센서 시스템을 부착했다. 더불어 당뇨 치료제를 투입하는 ‘미세약물침’에 특정 온도에서 녹는 코팅을 입히고 히터를 부착시켜서, 혈당이 측정되면 히터에 의해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 코팅을 녹여서, 약물이 최적으로 투입되도록 설계했다.
연구진은 먼저 금을 도핑한 그래핀과 투명도 높은 그물 구조의 금을 적층해 복합체를 만들고, 그 위에 산성도, 습도, 압력과 당 센서를 얹어 시스템화했다. 또한, 온도센서와 전기히터를 더하고, 그 위에 특정온도(42℃)에서 녹아 약물을 배출하는 마이크로침을 부착해 약물전달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들을 통합한 전자피부를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생쥐에 적용,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필요 시 약물을 주입해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기화학센서의 경우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진행, 땀을 통한 실시간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산성도, 온도와 습도 데이터를 활용해 땀 속 당 측정값을 보정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혈당 수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얻은 혈당 측정값이 기준치 이상일 경우, 전기히터로 마이크로침을 녹여 상처를 내지 않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체내에 약물을 주입하게 된다. 새롭게 개발된 당뇨패치 전자피부는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고, 여러 보정 센서들을 통해 비침습적 진단의 정확성을 올려주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정확한 진단 및 약물 투입 방법의 하나로 다양한 질병에 광범위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현재 쥐에 대한 실험이 완료됐고, 임상 단계는 아직 남아 있다. 또한, 현재는 하루 수차례 반복 사용 가능한 사용 수명 시간을 늘리고, 혈당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일도 숙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겸 IBS 연구위원인 김대형은 “이 기술의 상용화가 이루어져 전자 피부 또는 패치 형태의 다양한 바이오 센서 시스템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면 세계 300억 달러 당뇨병 치료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3월 22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그래핀은 탄소원자 1개의 두께로 이루어진 벌집형태의 구조를 가진 소재이다.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 특이성을 활용해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금이 도핑된 그래핀과 금속 그물(mesh)구조를 적층해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전기적·기계적·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한 전극을 만들었다. 포토리소그래피를 통해 선택적으로 외부에 노출하게 한 그래핀 복합체에 기능성 물질들을 전기 도금해 여러 센서를 제작했다.
마이크로침(Microneedles)
마이크로침은 각질층 두께(10~20μm) 이상의 길이를 갖는 바늘로,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미세한 마이크로침을 이용한 약물전달시스템은 사용과정에서 통증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다음은 연구진과의 일문일답이다.
Q1.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무엇입니까?
A. 휘거나 늘일 수 있는 당 센서를 연구하던 중 땀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체정보(Biomarker)를 측정하는 여러 선행 논문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효소의 활성이 산성도와 온도에 변한다는 내용을 소자에 직접 접목하게 시키면 효소기반의 당 센서 측정의 정확성을 보다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2.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A. 김대형 연구위원 연구팀에서 부착형 바이오센서에 관해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뇨패치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현택환 단장과 최승홍 교수와의 연구미팅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실험의 진행방법 및 목표에 대해서 보다 구체화하며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당뇨패치 전자피부 시스템을 구현해 실제 발생한 땀에서 혈당의 변화를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고, 마이크로침을 통한 혈당 조절 약물전달 또한 동물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Q3. 연구하면서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A. 패치형태의 휘거나 늘리는 소자를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전기화학센서의 구현은 연구실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전기화학센서의 전극을 표면처리하는 과정에서 매개체와 효소고정에 관해서 공부하고, 실험적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당센서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핀 복합체의 전기화학적 우수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기화학 분야 전문가인 정택동 교수의 조언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4. 이번 성과는 다른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A. 효소는 주변의 산성도와 온도에 따라서 활성이 변화합니다. 당뇨패치 내의 센서 시스템에서는 땀 속의 당의 농도를 분석하는 특수한 상황에 최적화하기 위해 효소기반의 당 센서 외에 산성도/온도 센서를 집적해 보정을 통한 정확한 당의 농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혈당 진단과 함께 원하는 시점에 열적 자극을 주어서 약물 전달이 가능한 마이크로침을 포함해 피드백 치료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Q5.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무엇입니까?
A. 당뇨패치 전자피부의 성능을 향상하게 시키기 위해 재료적 측면, 구조적 측면에서 개선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효소고정의 안정화를 통한 수명의 증가와 더불어 발생한 땀에 대해서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려 합니다.
Q6.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까?
A. 당센서에 대한 여러 논문을 공부하던 중에 당센서가 산성도와 온도에 영향을 여러 논문에서 진행해온 내용을 보고, 이를 실제 당센서에 접목해서 당농도를 보정한다면 보다 정확하게 당농도를 측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땀은 운동 상태에 따라서 산성도나 온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를 보정하면 보다 정확하게 농도 측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 이 센서들을 집적해 측정했을 때 산성도와 온도 보정을 한 후에 더 정확하게 당농도가 측정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