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11일 이후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자동적인 지위 획득을 주장하는 중국과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주요 반덤핑 제소국(미국, EU, 일본 등)간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시장경제지위를 획득하면 그동안 반덤핑 절차에서 중국 측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가격기준이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획득을 둘러싼 주요국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국과 미국, EU, 일본 간 통상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획득 현안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WTO 가입 이후 15년간 적용되어 온 중국의 비시장경제지위가 이달 11일 종료된다는 조항에 대해 중국과 주요 제소국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조항 만료와 동시에 시장경제지위를 자동으로 획득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과 일본은 최근까지 계속해서 중국을 비시장경제국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EU도 보호조치를 신설한 후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는 조건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 간 입장이 엇갈리는 실질적 원인은 시장경제지위 획득 여부가 향후 중국에 대한 반덤핑 조치의 실효성과 직결된다는 데 있다.
WTO는 덤핑마진을 산정할 때, 수출기업이 비시장경제국에 있는 경우에는 수출국의 국내가격 대신 유사한 상황의 제3국 국내가격 등 다른 가격을 비교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계산 방식은 생산원가가 낮아 국내가격보다 제3국 가격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인 중국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해온 반면 제소국인 미국, EU, 일본에게는 중국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있었던 주요 근거다.
따라서 적극적인 반덤핑 제소를 통해 對中 수입을 규제해온 미국, EU, 일본 등 수입국은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게 되면 과거만큼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없게 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덤핑 제소를 당하고 있는 중국은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회피하려는 경제적 유인이 크다. 향후 중국이 이 사안을 WTO 상소 등 강경한 방식으로 풀어갈 가능성이 높은 이유기도 하다.
국제무역연구원 정혜선 연구원은 “직접적 이해당사국은 아니지만 중국에 대한 주요국의 수입규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과도한 가격인하 등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