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역동성이 OECD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성장률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한국경제의 역동성 진단 : 산업구조변화와 성장의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산업역동성의 급속한 저하를 막고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산업구조 변화속도로 측정된 산업역동성(변화속도가 높을수록 산업역동성도 높음)을 한국을 포함한 OECD 국가들에 대해 연도별로 측정한 후 5년 기간 평균값을 상호 비교했다.
2014~2018년 기간 우리나라 산업역동성은 비교대상 33개국 중 30위로 최하위 수준이었으며, 2009~2013년에도 비교대상 32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2004~2008년 역시 비교대상 31개국 중 29위로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분리해 산업구조 변화속도를 측정한 결과 최근 서비스업의 산업구조 변화속도 하락이 제조업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2000년대 들어 산업역동성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최근 10년의 평균 산업구조변화 속도 평균값을 비교했을 때 서비스업의 하락 폭은 –38.4%로 제조업(-29.6%) 보다 커, 산업의 역동성 저하에 서비스업의 영향이 컸다.
한경연은 서비스업의 산업역동성이 제조업보다 낮은 이유로 우리나라의 제조업 중심 성장도 영향을 미쳤으나, 최근 서비스업에서의 강한 규제와 혁신부진을 근본원인으로 꼽았다.
고도성장기에는 제조업의 역할이 컸기 때문에 서비스업의 산업역동성이 제조업에 비해 낮은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제조업의 성장도 부진한 근래에도 서비스업의 산업역동성이 아직도 제조업보다 훨씬 낮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경연 이태규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규제, 우버, 타다 등의 新모빌리티 사업 금지 등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서비스업 사업환경은 혁신이 일어나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이와 같은 산업환경이 서비스업의 낮은 산업역동성으로 측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연은 실증분석을 통해 산업역동성 추세는 성장률 추세와 양(+)의 관계에 있다고 밝히면서 이는 산업역동성의 추세적 하락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 중의 하나라는 실증적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제분석에서 성장률 추세는 잠재성장률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산업역동성의 추세적 변화는 잠재성장률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OECD 보고서를 포함해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 잠재성장률이 가장 빠르게 하락하는 국가 중의 하나’라며 ‘잠재성장률 급락의 원인 중의 하나로 산업역동성의 급속한 저하를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저출산 심화, 생산성 하락 등을 잠재성장률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이에 더해 산업역동성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와 노동경직성 등도 반드시 언급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보고서는 산업역동성을 제고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경쟁을 활성화하고 기업 및 산업혁신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과감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