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전세입자들이 집을 구하려면 2년 전보다 평균 5천만 원 정도 비용이 더 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서울 아파트의 전용 60㎡초과 85㎡이하 구간의 평균 전세거래가격은 2018년(4억6천512만 원) 보다 5천347만 원 오른 5억1천859만 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전세거래가격 상승폭은 특히 2020년 하반기 들어 커졌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거래가격은 5억4천989만 원으로 2년 전 동기 4억7천594만 원 대비 7천394만 원 올랐다. 임대차2법 도입에 따른 재계약과 집주인의 실거주 사례가 늘면서 하반기 전세 품귀가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는 감소했다. 2020년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용 60㎡초과 85㎡이하 구간의 전세거래건수는 2만2천915건으로 상반기 2만7천924건에 비해 5천9건 줄었다. 또 2년 전 같은 기간 전세 거래된 2만6천870건 보다 3천955건 감소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는 재계약 거래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일어난 신규 전세거래건수는 더 적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서초 ∙ 강남 ∙ 종로에서 전세 갈아타기, 평균 1억 이상 더 들어
서울에서 최근 2년 사이에 아파트 평균 전세거래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초구와 강남구로 조사됐다. 서초구의 지난해 아파트 평균 전세거래가격은 8억106만 원으로, 2018년 6억7천656만 원에 비해 1억2천450만 원 올랐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상승폭은 더 컸다. 입주 2년차 아파트인 방배동 방배아트자이 전용 84.93㎡의 경우 2018년 9억 원에 최고가 전세 거래됐는데, 2년 후인 2020년에는 14억 원까지 거래됐다. 또한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49㎡의 2020년 최고 전세거래가격은 2년 전 최고 거래가(12억 원)에 비해 8억 원 오른 20억 원이었다.
이어 강남구가 1억1천203만 원(2018년 6만3천448만 원→2020년 7만4천651만 원) 올랐다. 학군과 직장 수요가 이어진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조합원 입주권을 받기 위한 집주인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세물량이 풀리지 못한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6.17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 대치, 삼성, 청담동의 2020년 하반기 전세거래건수는 534건으로 2년전 동기(832건) 대비 35.8% 감소했다.
비강남권에서는 종로구 아파트 평균 전세거래가격이 1억202만 원(2018년 4억7천71만 원→2020년 5억7천273만 원) 올랐다. 경희궁자이, 종로센트레빌, 경희궁롯데캐슬 등이 1억 원 이상 오르면서 전셋값 상승을 견인했다.
아파트 전세 수급불균형 지속… 봄 이사철 맞아 전세시장 불안 가능성↑
최근 겨울 비수기를 맞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세는 주춤해졌다. 하지만 11.19 전세대책에 따라 2022년까지 서울에서 공급될 전세형 공공임대주택(3만5천300가구)에 비아파트 형태가 주를 이루면서 아파트 전세의 수급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가격 오름폭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아서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상과 전세보증금에 비례해 높아지는 중개보수 등으로 세입자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