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국. 국내 경제 관련 보고서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국가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매월 적자였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 세계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은 중국을 대체할 신흥 시장을 찾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중요하다. 국내 중간재 산업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서다. 관련 보고서들은 항상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중국을 대체할 신흥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면서도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술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찾을 기회는 무엇일까. 중국 시장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중국국제공업박람회’를 개최하는 상하이 동호란성그룹(이하 동호란성그룹) 션지에(Shanny Shen) 책임자를 인터뷰했다. 중국 전시산업과 제조업 현황,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전략 등을 물었다.
동호란성그룹과 중국국제공업박람회
동호란성그룹은 ‘중국국제공업박람회(CIIF)’를 비롯해 ‘자동차쇼’ 등 다양한 전시회를 주최하는 중국 국영 기업이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중국 100대 기업에 속하기도 한다.
CIIF는 매년 가을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산업전시회다. ▲CNC 공작기계 및 금속가공 ▲공업자동화 ▲에너지절약 및 공업용 부품 ▲스마트 에너지 ▲신에너지 및 자율주행 차량 ▲로봇 ▲신소재 ▲과학기술 혁신 ▲차세대 정보통신 및 응용 의 9개 전시회로 구성돼 중국 제조산업 전반을 아우른다.
션지에 책임은 “CIIF의 지난해 참관객은 20만 명 이상, 참가 기업은 2978개사, 그 중 438개 해외 기업을 유치했다”면서 “제조업의 첨단화, 지능화, 친환경화를 꾀하는 글로벌 산업박람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타격 큰 중국 전시산업…대규모 전시회만 살아남아
중국 전시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강도 높은 봉쇄 정책으로 이동이 수월하지 않아서다. 올해부터 전시회 참가 기업이 점차 느는 추세지만 아직 회복은 더디다. 션지에 책임은 “대규모 전시회는 살아남았지만 소규모 전시회는 사라지다시피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자본을 뒷받침하는 국영 기업 주최 전시회는 그나마 회복력이 좋았다”면서 “한국 기업이 중국 전시회에 참여할 땐 주최사가 국영 기업인지 보고 결정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 한국의 기회는?
중국은 올해 2035년까지 ‘신산업화’를 달성하겠다는 ‘산업발전정책’을 발표했다. 신산업화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산업 디지털화와 지능화다. 중국 실정에 맞는 산업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의 신산업화는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시장을 한층 열었다.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와 해외 자원 교류 확대를 위해서다. 션지에 책임자는 “중국 시장이 더 커졌고, 더 많은 해외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 좋은 분야로는 ▲차세대 정보통신기술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산업을 꼽았다. 중국의 제조업 디지털화가 아직 초기 단계고,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션지에 책임자는 “중국 제조업 디지털화 비율은 34%로, 디지털 전환 필요성은 높지만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생산과 판매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생산량이 많아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현지 반응은?
중국 시장은 한국 기업을 원하고 있을까. 션지에 책임자는 “수요가 있는 기업이라면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에 중국 정부 기관이나 수요 기업이 먼저 ‘혜택을 줄 테니 진출하라’던가 ‘현지화를 도와주겠다’며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 기업이 전시회 분야와 잘 맞으면 필요한 업체를 분명히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CIIF의 해외 참가 기업 지원 방법도 소개했다. 션지에 책임은 “CIIF는 해외 참가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합한 중국 정부기관을 매칭하고, 사전 수요 조사를 통해 기업 간 비즈니스 연결을 지원한다”면서 “문을 활짝 열고 한국 기업을 환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