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국내 전시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시동을 걸었다. AI로 참관객의 관심사나 관심 품목을 분석해 맞춤형 스케줄을 제안하고, 참가 기업의 비즈니스 매칭도 돕는 등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산업전시회 주관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전시업계 트렌드로 AI가 떠올랐다”면서 “참관객 동선 분석이나 방문 업체 추천 등 AI 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빅데이터와 AI 솔루션은 전시산업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수많은 참관객과 기업 정보 등 양질의 데이터가 모이기 때문이다. 맞춤형 동선 추천을 통해 넓은 전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람하고, 참가 기업도 적합한 바이어를 만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일례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일찌감치 방문객을 위한 개인화 솔루션을 준비했다. 공식 앱을 통해 ▲관심사 기반의 맞춤형 동선·일정 설정 ▲다른 참관객과 연결 ▲개인화된 의제 구축 ▲참가업체 즐겨찾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글로벌 전시업계는 고객 경험의 개인화 외에도 업무 전반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이 8월 발간한 ‘글로벌 MICE 산업의 AI 활용 동향’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세계 MICE 전문가는 사업 계획안 작성부터 소싱, 콘텐츠 개발 및 아이디어 기획에 이르기까지 행사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모든 범위에서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업무 자동화를 통해 불필요한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힐 필수 전략으로 AI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행사 참가자의 참석률 예측 도구 ▲온·오프라인 실시간 번역 및 다국어 자막 지원 도구 ▲행사 기획부터 실행까지 업무 전반 자동화 도구 등 비즈니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AI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다만 국내 전시업계의 AI 도입을 위해선 선결 과제가 많다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기업의 핵심 가치와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직원이 자발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하며, 데이터 인프라와 거버넌스 체계 확립도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국내 전시업계는 AI와 함께 도약할 수 있을까. 전시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고도화된 서비스를 경험한 참관객과 참가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AI 도입이 쉽지는 않지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