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언젠가는 파운드리나 팹리스 중 하나의 영역만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G3 도약, 무엇을 할 것인가?’ 특강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 중 파운드리 산업의 난맥을 짚으면서 TSMC와 삼성전자를 비교하며 위와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삼성전자가 최근 TSMC에 비해 계속해서 뒤처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사업 모델의 차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TSMC는 팹리스에서 디자인한 칩을 만들어줄 때 타 회사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파운드리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경쟁사 칩도 함께 만들고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안 의원은 “시스템반도체를 만드는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도 하게 되면 다른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자사의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결국 이러한 구조 때문에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천문학적인 투자를 해도 파운드리 사업이 부진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도 이왕에 할 거면 아예 팹리스만 하든지 아니면 정말 파운드리를 키우고 싶으면 이 팹리스를 포기하고 팹리스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스타트업에다가 맡기고 파운드리에만 집중을 하든지 하는 것이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재차 강조한 안 의원은 “삼성전자가 끝까지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둘 다 쥐고 가게 되면 TSMC에 계속 밀려서 적자가 누적이 되고 더 깊은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안 의원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날 강연자로 나선 차상균 전(前)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대형 고객들이 상당수 빠져나갔다는 것”이라며 “만약 파운드리나 팹리스 분야를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그렇게 결심을 할 것이냐라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