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이 탄소 중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탄소 배출이 적은 원료로 바이오 항공유 등을 생산한다.
도현수 GS칼텍스 기획조정부문 상무는 24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산업과 시장특성의 이해’ 교육 행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정유와 석유화학은 철강과 함께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이다. 2023년 기준 국내 탄소배출 총량에서 정유는 6%, 석유화학은 9%를 차지했다. 탄소 감축 요구를 받았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정유사의 공통 전략은 기존의 정유 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이다. 정유공장과 석유화학 공장은 비슷하다. 정유 자산을 활용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면 석유화학에도 진출할 수밖에 없다.
도현수 상무는 “이미 정유 자산에 너무 큰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전략보다는 ‘유일한 길’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탄소중립도 정유사의 큰 과제다. GS칼텍스는 공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다.
도 상무는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원료 교체도 중요한 탄소중립 수단이다. 원유를 바이오 기반 원료로 대체하면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바이오 항공유·바이오 선박유·바이오 디젤이 대표적이다.
도현수 상무는 “원유를 바이오 원유로 교체하면 탄소 배출을 절반 이하나 10% 정도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아직 한국에선 바이오 선박유·항공유·디젤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2027년 정도가 되면 더 의미 있는 물량이 나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