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따른 인프라 확충을 위해 AI 데이터센터(AIDC)가 부각되고 있으며,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 움직임도 활발하다. 다만, AIDC의 컴퓨팅 자원이 국내 산업 발전에 얼마나 활용되는지를 지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세대학교 모정훈 교수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실 주최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토론회에서 AIDC 구축·운영을 비롯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이 전력을 비롯한 기반 시설을 제공하는데, GPU는 해외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고 컴퓨팅은 글로벌 AI 기업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나라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가 AI 후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7년 3월 시행을 앞둔 AIDC 특별법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착공 전에는 인허가에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하나로 통합해 진행하고, 특정 AIDC에 대해서는 전력계통 영향평가를 면제하는 특례가 도입된다. 또 기반시설 마련에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고, 초기 투자비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이 가능해진다.
운영 단계에서는 운영 비용의 50~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 요금을 화두로 제시했다. 모 교수는 “전력 요금을 얼마나 저렴하게 사업자게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산업체의 AIDC를 유치하는 국가들의 공통 배경은 저렴한 전력 요금이다”라고 말했다.
가동률 확보를 통해 수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모정훈 교수는 “정부가 10년 동안 조성하려는 AIDC의 규모는 18.4GW(기가와트) 규모로, 현재 전 세계 AIDC의 10%가 넘는다”라며 “국내 수요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수요까지 유치해야 하며, 만약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면 대규모 시설이 미가동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모 교수는 세제 혜택과 특례 범위를 두고 “국내 AIDC의 91.3%가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개방형’ 중심”이라며 “해외 자본이 얼마나 투입됐냐보다는 그 혜택이 어디에 제공되느냐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추진 방향으로는 ▲기관별 접수·통보 기한 구체화를 통한 인허가 ‘타임아웃제’의 실효성 확보 ▲계통 안정성과 속도를 조화시킨 현실적인 전력망 계통 평가 면제 기준 마련 및 단계적인 계약전력 증설 ▲‘반도체 특별법’ 수준으로 기반시설의 50~100%까지 구축 비용 부담 ▲초기 AI 수요 마중물 역할을 할 공공 및 바우처 사업 추진 등을 제안했다.
모정훈 교수는 “시행령의 세부 기준들이 잘 설계되어 한국이 향후 30년 동안 AI 분야 글로벌 3위를 차지하는데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