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기업의 합산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9천396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매출 증가분의 71.6%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춘 전동화·지능화 기업과 중국 업체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현대모비스 등 9개사가 명단에 포함됐으며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2.3% 늘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 발간한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승용·경상용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3.9% 증가함에 따라 100대 부품기업의 매출 규모도 9천396억 2천만 달러로 완만한 성장을 보였다. 특히 상위 10대 부품사의 합산 매출은 3천740억 5천만 달러로 100대 기업 전체 매출의 39.8%를 점유하며 부품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상위 10대 부품사 순위는 아시아권 기업들의 활약 속에 일부 재편됐다.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가 1위와 2위를 지켰으나, 중국 CATL은 내수 신에너지차 생산량 급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을 25.0% 끌어올린 440억 5천만 달러로 5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사업구조 재편이 진행 중인 독일 ZF는 5위로 하락했고, 전년도 9위였던 독일 콘티넨탈은 타이어 외 자동차 사업 부문을 아우모비오(Aumovio)로 분리하면서 38위로 밀려났다. 한국 현대모비스는 매출 335억 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
전동화 및 지능화 관련 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매출액 증가율 상위 10개사를 보면 미국 퀄컴(+36.0%)을 필두로 고션(+32.7%), 파인스트(+30.0%), CATL(+25.0%), 디세이SV(+17.6%)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이 중 7곳이 중국 기업으로 나타났다.
오진우 KATECH 연구원은 퀄컴 등의 성장과 관련해 ‘완성차사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직접 거래한다는 것 자체가 지능화 관련 가치사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또 매출액 증가율 상위 1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7개에 달한다는 점은 중국 완성차사와 함께 중국 부품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의 완성차 생산량 증가(+7.2%)는 역내 부품사들의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100대 기업 합산 매출 중 아시아 지역 비중이 39.4%로 가장 높았으며, 순위가 5계단 이상 크게 상승한 18개사의 아시아 매출 비중 평균은 53.1%에 달했다. 국가별 등재 기업 수는 일본 23개, 미국 16개, 중국 16개, 독일 15개, 한국 9개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 부품사의 합산 매출은 749억 7천만 달러로 전체의 8.0%를 점유했다. 현대트랜시스(31위→27위), 한온시스템(39위→34위), HL만도(40위→37위) 등 6개사가 매출 성장을 이뤘고, 기존 명단에 있던 SK온은 합병에 따른 집계 방식 한계로 순위 산정에서 제외됐다.
보고서는 향후 글로벌 부품산업 경쟁 구도가 전동화·지능화 흐름과 통상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유럽 등의 관세 장벽 강화로 중국 완성차 업체의 수출 성장은 둔화하되 해외 진출은 늘어날 것’이라며 ‘기존에 중국 완성차사에 납품한 이력이 있는 기업은 이들의 해외 현지화 과정에서 추가 공급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