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우리나라 수출이 19개월 만에 깜짝 반등에 성공하며 '역성장의 늪'에서 탈출했다. 주력품목인 조선과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이 호조를 보인데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감소세도 줄어든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 수출 증가가 '깜짝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수출액은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증가 했으나 막상 수출물량은 감소세를 지속해 왔다. 이에 수출 단가 회복보다는 조업 일수 증가와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40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수입도 0.1% 늘어난 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실적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해 역대 최장기 감소세를 이어왔다.
산업부는 "이번 수출 반등의 원동력이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석유화학이 올해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주력 수출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3대 주력품목 중 8개 품목이 이달 증가세를 기록했고, 새로운 수출 대체품목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유망소비재의 증가세도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평판 DP, 석유화학의 수출액은 각각 55억8천만달러, 23억1천만달러, 31억5천만달러로 올해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또 자동차 업계 파업만 없었다면 더 큰 폭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이라 자신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8월 자동차 업계 파업으로 약 9억2000만 달러의 수출 차질이 있었다"며 "자동차 업계 파업이 없었다면 약 5%의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8월 수출 증가가 조업일수 증가와 기저효과에 따른 깜짝 반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달 수출이 반등한 데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일 늘어나고, 8월 수출이 전년 같은 달보다 15.2%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반영됐다.
정부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다봤다.
정 실장은 "주력품목의 수출단가·물량 회복세가 일부 품목에서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에도 증가세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환율과 유가 변동 등 어찔할 수 없는 외부요인이 있다"며 "지금 단계에선 하반기에도 증가세를 유지한다, 아니다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 실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우리 수출물동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품목별로는 일부 한진해운을 이용해서 출하가 되고 있는 기계나 섬유 등 그밖에 컨테이너로 수출이 되는 품목들의 경우 일부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소·중견기업에는 일부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출 물류 애로 해소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중소·중견기업들의 수출입 물류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점검키로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산업부 1차관 주재로 기계, 석유화학 등 해상운송을 주로 이용하는 업체단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