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기술의 발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레이저 기술을 다룰 인력은 현저히 부족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심토스 2022(SIMTOS 2022, 생산제조기술전)’에 참가한 ㈜에이치케이(HK, 대표 계명재)는 레이저 가공기 전문 제조 기업으로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HK의 박정식 사장은 최근 레이저 산업 시장 동향과, 애로사항을 토로하며 향후 전략을 밝혔다.
가공 영역 확장하는 레이저, 산업 고도화와 함께 수요도 증가
일반적으로 레이저 가공은 1mm부터 20mm 두께의 철,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구리, 황동 등의 소재를 가공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펀칭기로 가공하는 더 얇은 두께의 영역도, 플라즈마로 가공하는 더 두꺼운 두께의 영역도 레이저 가공이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력이 향상했다.
박정식 사장은 “레이저 기술이 점점 발전해 플라즈마 영역 중 40mm까지는 레이저가 절단할 수 있다”며 “레이저 가공기의 가공 영역 확대가 요즘의 트렌드 중에 하나”라고 밝혔다.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레이저 가공기의 수준도 더 올라가고, 수요도 증가한다는 박 사장은 한국이 세계 7대 레이저 시장 중 하나이며, 레이저 가공기의 수요와 요구가 많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가공기 기술은 휴대폰처럼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정밀한 가공이 필요하고, 더 빠르게, 더 깨끗하게 자르기 위해서는 사용한 지 5~6년이 지나거나, 새로운 레이저 가공기가 나오면 교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박 사장은 “대중은 잘 모르지만, 레이저 가공은 기계, 자동차, 조선, 전자, 전기, 반도체, 의료기기, 물류, 통신 등 쓰이지 않는 산업이 없는 ‘뿌리산업(Root Industry)’과 같다”며 “최근 레이저는 용접까지 활용 영역을 확대했고,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음극재와 양극재를 자르거나 적층해 붙일 때에도 레이저를 사용하는 등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 높은 레이저 산업, 그러나 인력 및 지원 부족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HK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결과가 방증하듯 다양한 산업에 쓰이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레이저 가공기 시장이지만, 여러 가지 애로사항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레이저 산업의 현장 및 연구 개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박정식 사장은 “레이저 산업은 정부나 학계로부터 소외받는 분야”라며 “레이저를 가르치는 학교가 없기 때문에 기초 소재나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뽑아서 기업이 키워야 한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단순히 인력을 키우는 것만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유지하기 위해 연구 인력을 잘 키워놓으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뺏기기 일쑤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부장 100대 기업으로 선정되어도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하는 지원은 적다는 그는 산학협동이나 인력 및 연구 자금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주고, 과거 800만 원이었던 물류비(해상 운송비)가 지금은 5천만 원으로 5배 이상 폭증한 부분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박 사장은 “한국 토종 기업이 수출 기업으로 잘 성장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이저 가공기 시장의 방향도 무인자동화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안겼다. 특히 제조업은 부족한 인력을 채워주던 외국인 인력까지 부족해지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는 기업의 무인 자동화에 대한 요구를 증폭하는 계기가 됐다.
박정식 사장은 “사람 손이 덜 가고, 외국인도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 잔고장이 적고, 생산성은 좋은 장비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력해졌다”면서 “레이저 가공기를 무인자동화하려면, 자재를 올리고 내리는 과정을 자동화하고, 절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내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자른 판재를 구분하는 소팅 과정의 자동화도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말헀다.
이에 HK는 MES나 ERP 등을 융합시켜 공장 내부의 헤드쿼터에서 생산 공정 관리를 할 수 있고, 공장의 책임자들이 장비의 가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한 달이 지나면 리포트가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사장은 ”레이저 시장은 앞으로 계속 무인 자동화할 것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또한, 레이저의 절단 영역뿐만 아니라 레이저로 할 수 있는 여러 비즈니스 분야를 더 확대하기 위해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