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전기차와 전기에너지 산업이 성장하고 다양한 전기 모빌리티가 출현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 향상을 지향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은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에 중요한 요소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차세대 배터리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현황과 성장 방향을 내다봤다.
차세대 배터리는 ‘원가절감’, ‘에너지 밀도 향상’, ‘안정성 향성’ 세 가지 방향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원가절감’ 연구는 주로 리튬, 코발트 등 고가의 희귀금속 비중을 낮추거나 저렴한 소재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에너지 밀도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에너지 밀도 향상’측면에서는 소재 변경, 배합 조정, 배터리 구조 변화 등을 통해 부피와 질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저렴한 소재의 연구도 동시에 수행되고 있지만, 화학적 특성상 리튬은 빠른 시일 내 대체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관측했다.
현재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금속공기 배터리 등이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원가 절감 분야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핵심 광물인 리튬을 나트륨으로 대신하는 것으로,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 때문에 일반 자동차용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륜차 등의 제한적인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업체들은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을 추진 중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업체들은 크게 주목하지 않고 차세대 배터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일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 고밀도 배터리 분야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액을 고체로 바꿔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화재 및 폭발 위험을 줄인 배터리다. 이론상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향상 가능해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충전시간 단축과 저온 환경에서의 성능 저하 현상 개선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고체 전해질을 균일하게 분포시키는 것 등의 생산과정의 난제가 있어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와 같은 고체 전해질 소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보고서는 국내에서 삼성SDI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샘플 생산에 들어가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고, LG에너지 솔루션과 SK온도 활발히 연구 중이라고 조명했다.
또, 리튬황 배터리는 리튬과 황이 만나 황화리튬(리튬폴리설파이드)이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로, 이론상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2~5배 높다.
황은 단위 중량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용량이 크고 가볍다.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어 저렴할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 솔루션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2030년 이후 리튬황 배터리의 상용화를 기대 중이다.
금속공기 배터리는 양극재로 공기를 사용, 에너지 밀도를 10까지 향상 가능하다는 ‘꿈의 배터리’다. 대기 중의 산소를 연료로 사용해 부피, 중량,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리튬황 배터리는 내부 부피 변화와 셔틀 효과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금속공기 배터리는 리튬산화물의 생성과 분해를 도와주는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
한편, 보고서는 차세대 배터리가 출시되더라도 현재의 배터리를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성 점검 △생산라인 및 소재부품 밸류체인 구축 △원가 안정성 확보 등의 이유 때문이다.
더불어, 생산 공정 노하우가 많은 지금의 배터리 강자들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