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스타트업이 규제나 기존 이익집단과의 싸움에 힘을 들이지 말고, 협력할 방법부터 찾으라는 조언이 나왔다.
스타트업 생태계 교류 행사인 ‘컴업 2023(COMEUP)’에서 ‘규제를 넘어 진짜 성장의 길로’를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남경필 J&KP 대표,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가 참여해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겪은 어려움과 성장 이야기를 전했다.
로앤컴퍼니는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로톡’을 운영 중이다. 로톡은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와 마찰을 빚었으나 최근 마무리됐다. 세 차례의 소송에서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고, 지난 9월 법무부가 변협이 로톡 등록 변호사에게 내린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처리하며 로톡의 손을 들어줬다.
정재성 부대표는 “법과 규제를 바꿔가며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로톡’과 ‘타다’ 이슈가 정치계에 작은 울림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은 울림이 모여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한국도 스타트업하기 좋은 생태계가 갖춰졌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남경필 J&KP 대표는 정치인 출신 CEO다. 그는 “규제는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내놨다. 정치권이 규제를 바꾸기까지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있는 조건’으로 생각하며 전략을 짜라는 것이다.
또 스타트업이 극복할 문제는 법과 규제가 아니라 기존 이익집단과의 갈등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남경필 대표는 “로톡과 타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기존 이익집단은 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극단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싸움과 협력의 기로에서 무조건 협업할 방법부터 찾고, 도저히 안될 때 싸움의 길을 찾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정 부대표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변협이 징계 처분을 내려도 4000명의 변호사 중 1700명이 로톡을 떠나지 않았다”면서 “서비스가 실제로 도움이 되고, 비용보다 얻는 것이 많다는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을 상생 파트너로 생각하고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컴업 2023’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