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식품을 구매할 때 살펴보는 우선순위 중 하나는 유통기한(제조일자·소비기한)일 것이다. 포장용기의 몸통이나 하단부에 제품 번호 등과 나란히 표기돼 있는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식품의 상태를 보장하고 정보를 제공한다.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문자열은 식품에 국한하지 않는다. 화장품과 같이 보존기간 명시가 중요한 제품과 더불어 바코드나 일련번호, 목재·새시·단열재와 같은 건축자재의 규격 정보 등 여러 산업군에서 다양한 종류로 활용한다.
이렇게 제품에 문자열·이미지 인쇄가 필요한 상황에서 쓰이는 장비가 바로 ‘산업용 마킹기’다.
1992년 설립된 ‘영일산기 주식회사’는 이 산업용 마킹기 전문기업이다.
설립초기에는 ‘영일패키징 시스템즈’라는 이름으로 포장기계의 전반적인 제품을 취급했지만, 일본 'HITACH(주식회사 히타치제작소)의 산업용 잉크젯(INKJET) 프린터 국내 총판을 맡게 되면서 ‘영일프린테크’로 상호변경과 함께 마킹기 전문회사로 거듭났다.
2008년에는 지금의 영일산기로 다시 상호를 바꾸며 잉크젯뿐만 아니라 Co2·UV 레이저 마킹기, 비전 검사기, 오일프리 컴프레셔(공압기) 등을 시장에 제공해 오고 있다.
영일산기는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11일부터 개최 중인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SEOUL FOOD 2024, 서울푸드)’에 참가해 히타치의 새로운 잉크젯 프린터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출품한 잉크젯 프린터는 ‘헤드 클리닝 스테이션’이 도입됐다. 마킹 작업 후 스테이션에 헤드를 꽂아 넣으면 자동으로 세척하는 기능이다.
친환경적이면서 가성비 있는 제품을 선호하면서 레이저 마킹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영일산기 측은 이번 전시회에서 Co2·UV 레이저 마킹기도 출품했다고 했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열전사 방식의 경우 필름지를 소모하는 데 따른 부산물이 발생하는데 비해, 레이저 마킹기는 제품 표면을 파내는 원리여서 지워질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어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쇄하고자 하는 제품의 소재에 따라 Co2 또는 UV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Co2는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 표면에 주로 쓰인다. UV는 투명한 플라스틱을 통과한다는 특징이 있어 금속,플라스틱 등의 도색을 벗기는 마킹에 많이 사용된다. 재질에 따라 색상 반응이 뚜렷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두 방식 모두 적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잉크젯 프린터를 고려해야 한다.
영일산기의 임종원 이사는 “히타치와 총판 계약을 맺을 당시에는 잉크젯 방식이 주류였으나, 지금은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레이저 방식이 대세”라고 동향을 살폈다.
히타치 한국 총판이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면 가장 먼저 국내 시장에 소개한다는 그는 "한국 시장에서 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자, “한국 마킹기 시장은 크진 않지만, 늘 새로운 모델을 찾는 ‘얼리 어답터’ 성격을 가지고 있다”라며 “반면, 해외는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사용자 경험이 좋았던 제품들은 해외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이사는 “국내 마킹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면서도 “앞서 말했듯, 새로운 기술이나 신제품이 출시되면 고객사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재질·생산속도에 맞는지 살펴보고 교체되는 식으로 순환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임종원 이사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도 같이 진행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신규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보면, 우선, 제품 설명을 듣고나서 데모(시연) 영상 등을 요청한다. 여기까지 만족하면, 현장을 찾아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도입으로 이어진다. 이후에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온라인으로 살펴본 뒤 구매 의사를 밝힌다.
그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객의 눈에 띄어 제품 설명과 데모를 제공하려면 온라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라면서 “제품 구매의 물꼬를 트는 홍보의 역할 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영일산기의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임 이사는 “식약처에서 ‘스마트 푸드 QR’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기존 고객사의 요청도 있기도 하고, 영일산기에서 취급 중인 마킹기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 푸드 QR 시장에서의 점유율 향상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서울푸드는 킨텍스 1~8홀에서 14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