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지는 원전 활용 확대 기조, 한국도 보조 맞춰가는 중
AI 산업 성장 등으로 전력 공급원으로의 ‘원전’ 재조명
[산업일보]
AI 산업의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해 전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형도가 새로이 쓰여지고 있다. 이미 ‘탄소중립’이라는 공동의 가치가 세워진 가운데 기존의 재생에너지는 물론 사장되다시피 했던 ‘원전’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힘을 내요 K-POWER'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원전은 방사능 누출 염려 및 핵폐기물 처리 부담 등 우려 요인이 있지만, 날씨와 계절 등에 의한 생산량 변수가 있는 태양광, 풍력 등의 대체제로 재조명 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은 2021년 2,810TWh로 2006년 2,791TWh)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의 보글 원자력 발전소 3~4호기 가동, 프랑스의 원자로유지 보수 완료, 중국과 인도, 우리나라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신규 원전이 가동됨에 따라2026년에는 발전량이 2,958TWh로 작년 대비 약 8% 증가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원전 확대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원전의 활용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한 미국은 지난 7월 원자로 건설 및 운영에 대한 인허가 절차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원자력발전법을 제정했다. 또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을 300GW로 현재의 약 세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과거 재임 시절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규제 완화와 투자 장려 정책을 추진했음을 고려하면 미국의 친원전 정책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과거 탈원전을 선언했던 벨기에, 스웨덴, 이탈리아, 스위스 등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강화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최근 원전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으며, 기존에 보유 원전이 없었던 튀르키예와 방글라데시, 이집트 등도 신규 원전을 건설 중이다.
IBK투자증권의 김태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도 2022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계속 운전 등을 통해 2030년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 이상 확대할 것을 밝힌 바 있다”며 “친원전 정책에 힘입어 2022년 원자력 발전량은 17만6천GWh(+11.4% yoy)를 기록했다. 또 작년 원자력 발전량은 18만GWh를 넘어섰고, 발전 비중은 30.7%로 2016년 이후 7년만에 30%대로 회복됐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김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현재 26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건설 중인 새울 3호기(25년)와 4호기(25년), 신한울 3호기(32년)와 4호기(33년)가 준공되면 총 30기로 늘어난다”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38E) 실무안에 의하면 원전 발전 비중은 2030년 31.8%, 2038년 35.6%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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