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자국우선주의을 제1의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지금까지 대미(對美)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해 왔던 한국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수출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온 중소기업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회사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 중소‧중견기업’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중소기업중앙회 추문갑 경제정책본부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중소기업 정책 환경 및 대응전략’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위기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공유했다.
추문갑 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상호 보완관계였던 중국이 급속한 성장을 통해 경쟁관계로 올라서고, 비상계엄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장이 압박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율변동 리스크 확대 등까지 겹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문갑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주요 무역적자국이기 때문에 보편관세의 적용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자동차 부품이나 전력용 기기, 플라스틱 제품 등 주요 미국 수출 상위품목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추 본부장이 지적한 또 다른 문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형태로 압박을 지속할 경우 중국이 대체 시장 발굴에 나서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과 경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국이나 중국 일변도의 수출에서 벗어나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것”라고 말한 추문갑 본부장은 “개별 중소기업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 경제계가 글로벌 원팀으로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는 소비자 물가상승을 고려해 소비재에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자제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K-뷰티, K-푸드 등에 대한 수출 지원을 강화해 K-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은 미국 내에서 외국인직접투자규모가 가장 큰 국가라는 점에 착안해 추문갑 본부장은 “중소기업은 개별 기업 차원의 미국 이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 확대를 통해 현지기업의 납품을 유도하는 것도 고려해 봄 직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무역수지의 균형을 강조하는 만큼 미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흑자규모를 축소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 추문갑 본부장은 “미국산 에너지원이나 농산물의 수입 확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