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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킨 일자리, 꺾이지 않는 인플레…美 경제 덮친 복합 위기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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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킨 일자리, 꺾이지 않는 인플레…美 경제 덮친 복합 위기

AI 자동화가 노동자 임금 협상력 제약…트럼프 '속도 조절론' 일축 속 우려 확산

기사입력 2026-09-18 13: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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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킨 일자리, 꺾이지 않는 인플레…美 경제 덮친 복합 위기
(AI 제작 이미지)

[산업일보]
미국 경제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소득 비중 축소’와 유가 및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산업 전반의 노동 소외 현상과 고물가 압박이 동시에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미국 정치권은 부작용을 살피기보다 ‘AI 기술 주도권’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경제 구조의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3.4%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2017~2019년 평균 1.6%)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전체 소득 중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돌아가는 몫인 노동소득분배율은 55.2%에 그쳤다. 대공황 발발 직전이 192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반대로 자본수익률은 11.6%로 1970년 이후 상위 수준을 보였고, 기업이익률도 19.0%에 달해 자본소득의 급증을 견인했다.

AI 자동화 확산…노동수요 감소·임금 하방 압력 우려

이러한 양극화의 핵심 요인으로는 AI 기술 확산이 꼽혔다. 보고서는 AI의 업무 자동화에 따른 기존 업무 대체효과가 기업의 노동수요를 줄이고 임금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분석 결과, AI 노출도가 높고 보완성이 낮은 직종에서는 고용량이 과거 대비 3.6% 감소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제시한 16개 AI 생산모형 중 11개 모형에서는 장기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이 ‘0’에 수렴한다는 비관적인 결과까지 도출됐다.

제이피모건(JP Morgan) 등은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임금 상승이 약 10% 억제되며 노동자의 협상력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자산층에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을 낳고, 이들의 낮은 한계소비성향 탓에 경제 전반의 소비 진작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NBER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신규 직무가 창출돼 노동수요 감소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으나 충격을 온전히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가·국채금리 상승…고물가 압박도 재부각

내부적인 분배 악화와 더불어 거시경제 지표도 요동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피격과 중동 분쟁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브렌트유는 1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105.68달러까지 올랐고,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불안을 자극했다. 이에 따라 1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 선을 돌파한 뒤 4.99%로 마감했다. 이어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연방기준금리 목표범위를 3.50~3.75%에서 3.75~4.00%로 25bp 인상했다.

이처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양호한 기업 이익 전망을 근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7,400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자본 시장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경제 불안에도…美 정치권은 AI 패권 경쟁에 집중

경제 기초 체력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미국 정치권의 시선은 AI 패권 경쟁에 고정돼 있다. 최근 앤트로픽(Anthropic) 등 일부 기업 리더들이 경제적 피해와 규제 필요성을 이유로 ‘AI 개발 속도 조절’을 주장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라며 ‘속도 조절을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AI 분야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할 것이며, 미국이 계속해서 앞설 것’이라며 속도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기술 패권을 둔 진영 간 날 선 공방도 이어졌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미국 기업의 속도 조절 주장을 두고 ‘중국을 표적으로 하는 냉전시대의 수법’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오픈AI(OpenAI) 공동창업자 겸 사장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은 ‘개발 속도를 늦추는 대상은 뛰어난 성능의 최상위 모델을 개발하는 일부 기업에 한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속도 조절론의 기저에 신규 모델 개발에 드는 막대한 투자 비용 절감 등 자본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다른 국가와의 기술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I 확산에 따른 노동소득분배율 하락과 국채금리·유가 상승 등 거시경제 불안이 맞물리면서, 기술 패권 경쟁과 경제 안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정책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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