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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기술 도입보다 ‘연구 의사결정·실험 검증’이 관건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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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기술 도입보다 ‘연구 의사결정·실험 검증’이 관건

AI 활용한 연구개발 판단·실험공정 개선 논의…데이터 주권과 기업 경쟁력도 화두

기사입력 2026-10-28 19: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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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기술 도입보다 ‘연구 의사결정·실험 검증’이 관건
왼쪽부터 김소연 프로비던스 헬스케어 벤처스 디지털 데이터·AI 거버넌스·파트너십 디렉터, 김한돌 베리에이셔널 AI 공동창업자 겸 CEO, 크리스토퍼 리 바이오박스 CEO, 팔로마 프리에토 텔레스코프 이노베이션스 운영 담당 부사장

[산업일보]
인공지능(AI)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 가능성 평가, 실험 자동화 등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전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업계에서는 AI를 어느 단계에 적용하고, 분석 결과를 실제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 컨퍼런스에서는 ‘무엇을 개발하고 어디에 집중할까, AI가 바꾸는 바이오제약의 선택’을 주제로 한국과 캐나다의 AI·바이오기업 전문가들이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AI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크리스토퍼 리 바이오박스(BioBox)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신약개발 기업의 의사결정을 재검토하는 근거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수의 파이프라인에 자원을 집중한 바이오기업은 AI가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더라도 연구 방향을 쉽게 바꾸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리 CEO는 “AI 시스템이 과거의 결정이나 주장을 반박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데이터에 기반해 연구 방향을 조정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AI는 연구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연구자의 판단과 경험, 전문지식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돌 베리에이셔널 AI(Variational AI) 공동창업자 겸 CEO는 중소 바이오기업이 AI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로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꼽았다. 대형 제약사와 달리 인력과 자본이 제한된 기업은 신약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개발 단계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CEO는 머신러닝 자체가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 분야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신약개발에 적용했던 AI의 성능만으로 현재 기술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변화에 맞춰 판단을 지속적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신약개발 단계마다 요구되는 기술이 다른 만큼 하나의 AI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적합한 기술과 협력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신약개발, 기술 도입보다 ‘연구 의사결정·실험 검증’이 관건

실제 연구실에 AI를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실험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팔로마 프리에토 텔레스코프 이노베이션스(Telescope Innovations) 운영 담당 부사장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실험 절차를 로봇에 그대로 맡기는 방식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AI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할 때는 기존 업무 흐름을 유지하기보다 연구 목적에 맞게 실험 과정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프리에토 부사장은 경영진이 기대하는 AI 성과와 실제 구현 가능한 수준 사이의 격차도 짚었다. 그러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 공급업체와 제약바이오기업이 단순한 구매·판매 관계를 넘어 각 연구공정에 적합한 시스템을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에 따른 데이터 주권과 지식재산권 문제도 논의됐다. 리 CEO는 데이터가 저장되는 위치나 AI 기반모델의 소유권뿐 아니라, 기업 내부에 축적된 연구자의 판단과 전문지식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외부 AI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기업이 내부 지식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기술 구조를 제안했다. 환자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활용할 때는 데이터의 생성·변경 이력과 접근 권한을 관리하고, 연구개발 프로그램별로 정보 접근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CEO는 초기 소분자 신약 발굴 분야에서는 AI 모델 자체의 주권 문제보다 개발 속도와 산업 경쟁력 확보가 더 시급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데이터와 연구 성과에 대한 권리는 보호하되, 중국 바이오산업과의 경쟁을 고려하면 AI를 활용한 개발 효율 개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과 캐나다 바이오산업이 대형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기업 규모와 자본 측면에서 겪는 어려움도 논의했다. 리 CEO는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인수되면서 지식재산과 핵심 연구인력이 해외로 이동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중소·중견 바이오기업 간 협력과 AI 활용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신약개발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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