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정부의 중장년 맞춤형 고용 지원 프로그램이 노동 현장과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은 27일 고용노동부와 관계 기관을 대상으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을 향해 중장년 고용 지원 프로그램을 내용으로 질의했다.
박 의원은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현재 55~64세인 취업 인구가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주된 일자리)’를 떠난 나이는 49세쯤”이라며 “이때에 맞춰 중장년들이 본인의 특기를 살린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부의 중장년 특화 사업 예산으로 약 1천200억 원이 사용됐다. 2021년과 비교하면 9% 늘었지만, 청년 고용 예산은 1.2조 원에서 2.4조 원으로 약 2배 확대됐다. 그는 “55~64세 인구가 500만 명가량으로, 단순 계산을 해보면 1인 당 2만 5천 원꼴”이라고 덧붙였다.
사업별 문제도 짚었다. 구직 중인 중장년에게 상담과 취업활동 비용을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지난해 이용자가 7만 1천 명에 달했지만 예산은 38% 줄었다. ‘폴리텍 중장년 특화 훈련’은 24억 원에서 105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고용 지표를 따져보면 취업률은 떨어지면서 내실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5년간 100만 명의 이상에게 인공지능 직업 교육을 지원하겠다며 추진 중인 AI 훈련 사업에서 중장년의 비율은 24.4%에 그쳤다. 박 의원은 전체 근로자 중 절반가량이 중장년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AI 훈련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중장년 특화 프로그램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년·경영상 사유로 퇴직하는 50세 이상의 노동자를 지원하는 ‘재취업 지원 서비스’에서는 50대 초반의 활용률이 약 3%에 그쳤다. 정년퇴직자는 3년 전부터 이용이 가능하지만, 일시적 경영상의 이유로 퇴직하는 사람은 퇴직 1년 전~6개월 후까지만 쓸 수 있어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50대가 더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 지침을 마련하고 이용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새롭게 만든 ‘중장년 경력 지원제’의 경우 올해 목표 2천 명 가운데 8월까지 1천370명이 참여하면서 수요가 확인됐지만, 예산 소진으로 신규 참여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지혜 의원은 “중장년 취업 지원이 적정한 수준인지, 더 늘릴 필요는 없는지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김영훈 장관은 “주된 일자리에서 이직·전직 하는 나이가 40대 후반~5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라며 “평생 직장이 없어졌다고 평생 일할 권리가 없어진 시대는 아닌 만큼, 중장년 이·전직을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의 제도별 제안도 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취업 지원 사업의 50대 초반 활용률이 낮은 배경으로는 현장의 거부감을 꼽았다. 그는 “재취업 훈련을 권하면 ‘나가라는 뜻이냐’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라고 전하며 “예를 들어 경력 단절 여성을 ‘경력 보유 여성’으로 바꿔 부르는 것처럼 표현을 개선해 거부감을 줄이고, 제도 보완과 예산 확보 방안도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