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공장 국산장비로 채운다
비용 줄고 건설기간 단축
지난달 24일 준공된 기아자동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은 장비의 91%가 국산이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해외 공장 설비가 대부분 국산 장비로 채워지고 있다.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준공한 이 회사 슬로바키아 공장의 국산 설비 비중은 91%로 역대 해외 자동차 공장 가운데 가장 컸다. 국산 장비 공급은 현대차그룹의 공작기계 전문 계열사인 로템이 이끌고 있다.
용접 로봇이 대거 설치되는 차체 공장은 현대중공업이 맡는다. 해외 공장을 건설하면서 국내 설비를 수출하는 효과가 있다. 슬로바키아 프레스 공장(금형 포함)에 설치된 5400t 짜리의 프레스는 로템이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했다.
이용훈 로템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들이 완공 두세달 만에 정상 가동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설비 대부분을 한국에서 만들어 완벽한 테스트를 거쳐 해외 공장에 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가동 두 달 만에 설비 가동률 95%를 달성했다. 해외 공장의 모태가 되는 '모(母) 공장'은 현대차의 충남 아산 생산라인이다. 1996년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규슈(九州) 공장을 벤치마킹해 지은 이 공장은 국내 공장 가운데 생산성이 가장 높다. 프레스 규모도 5000t으로 가장 크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역시 아산 공장과 흡사하다. 프레스-차체(용접)-도장-조립으로 이어지는 연결 라인이 아산 공장의 동선을 본떴다. 아산 공장 관계자는 "해외 공장이 아산 공장과 비슷해 국내 작업자를 해외에 파견하더라도 금세 적응해 업무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은 경기도 화성 남양 중앙연구소에 해외 근로자를 교육하는 연수시설 '롤링 힐스'를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아산 공장 조립라인과 흡사한 교육장을 설치했다.
이 회사의 정성은 생산개발본부장(부사장)은 "해외 공장을 세울 때 비용을 최소화하고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아산 공장을 표준 모델로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자동차 업계도 착공 1년 6개월 만에 생산라인을 완공하는 현대차 그룹의 해외공장 건립 모델에 관심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