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토교통부는 ‘2021년 스마트 챌린지 사업’을 수행할 지자체 6곳을 선정했다. 그중 부산광역시는 민간기업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도시 전역을 스마트화하는 사업인 시티챌린지에 선정돼, 배리어 프리 승차대 등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교통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장애물(Barrier)과 없다(Free)가 합쳐진 배리어 프리는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장애인이나 노인에 대해 사회가 가지는 마음의 벽까지 허물자는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배리어 프리를 위해서는 관련 제도, 사회 인식 등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배리어 프리 제품 보급, 시설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민간기업들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품 또는 관련 부품 제작에 나서, 배리어 프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각장애인 도우미, 전자석 액추에이터 ‘닷 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닷은 점자 구현이 가능한 닷 셀을 2017년 자체 개발했다. 전자석 액추에이터(Actuator)인 닷 셀은 6개 또는 8개 핀으로 구성됐다. 이 구동장치는 핀의 움직임을 통해 점자를 만들어 시각장애인의 정보 습득을 돕는다.
김주윤 닷 대표는 “햅틱(Haptic) 기술을 적용한 닷 셀은 시각장애인들이 촉감을 이용해 점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서 “레고처럼 닷 셀을 조립하면 기호, 표, 차트 등을 포함한 그래픽도 점형으로 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닷은 미국 교육부와 미국 내 모든 시각장애인 학교에 디지털 촉각 패드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점자, 그래픽, 이미지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닷 셀을 교육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 대표는 “닷 셀은 교육용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날짜, 시간, 메시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점자 스마트워치, 점자 OTP, 혈당측정기 등에도 쓰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로봇,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 설치, 관련 법 제정...장애인 편의성 향상 위한 ‘노력’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대한민국 등록 장애인 인구는 약 262만 명이다. 이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2008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지하철 편의시설 부족 등 교통수단 이용 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에 국회, 지자체, 민간기업은 장애인을 돕기 위해 관련 법 제정, 배리어 프리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일상생활 속 장애인의 편의 증진을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키오스크 설치법 등 ‘사회적 약자 권익 증진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근 부산광역시는 배리어 프리 내비게이션, 승차대 등을 부산 도시철도 역사 내부, 부산역 광장 등에 설치하고 있다. 교통 약자들에게 이동 경로, 위치 등을 안내하고 수요응답형 교통(Demand Responsive Transit), 승차 공유 등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닷은 전자식 액추에이터 닷 셀을 적용한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를 제작해 힘을 보태고 있다.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일반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데 점자 미지원 등의 불편함이 있다”면서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는 디지털 촉각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점자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실시간 내비게이션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교통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장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