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 3D프린터 시장의 성장을 위해선, 당장의 제품 영업보다 제품 설계 및 3D프린팅 솔루션을 제공하며 산업계의 3D프린터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2024 아시아 기계 & 제조 산업전(AMXPO)’에 산업용 3D프린터와 3D프린팅 솔루션을 소개한 ‘DKSH 코리아(주)’의 정재엽 부장은 이같이 의견을 전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DKSH는 전 세계의 우수한 제품을 각 나라에 공급하는 무역회사다. 기계, 생활화학,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AMXPO에서는 한국에 공급하고 있는 기계 중 파트너 계약을 맺은 HP의 산업용 3D프린터 ‘Jet Fusion 5200’ 시리즈와 출력 샘플을 출품했다.
정재엽 부장은 “출품한 3D프린터는 시간당 4천115㎤ 큐빅을 출력할 수 있다”라며 “타사의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장비보다 조형 속도가 10~15배 정도 빠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3D프린터가 2000년대 초반 ‘RP장비’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 때는 시제품을 만드는 정도에 그쳤다”라며 “지금은 사출이나 다이캐스트와 같이 기존 방식으로 제작한 제품과 내열성·난연성·인장강도 등의 특성을 거의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어, 기계 부품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HP의 3D프린터는 스캔 방식으로, PTP(Point to Point)방식의 장비보다 출력 속도도 빠르고 소재 재활용률도 80%에 이른다”라며 “소량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장은 “현재 전자·자동차 등 제조산업에서 출품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제조산업에서 활용하려면 내열성과 내밀성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열성이 낮으면 조형물이 고온에 변형돼 버리고, 내밀성이 좋지 못하면 필터나 유압호스로 출력한 제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액체가 새어 나와 버린다”라고 풀이했다.
스페어 파트 (Spare Part)로의 역할도 소개했다.
기계 부품이 파손돼 교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예비 부품이 없다면 새롭게 부품을 제작해야 하는데, 금형이나 절삭가공 방식으로는 1개월에서 2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때 설계 파일이 있다면 3D프린팅을 통해 하루 안에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3D프린터 시장의 동향을 묻자, 정재엽 부장은 “국내 시장의 3D프린팅 인식도는 높지만 산업용 3D프린터에 대한 인식은 현저하게 낮다”라며 “제조업계의 보수적인 시선과 더불어, 한국 정부의 장비 지원 컨설팅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초소형 장비와 교육 솔루션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산업용 3D프린터를 활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DKSH 코리아는 1달에 한 번씩 산업용 3D프린터 전문 교육을 제공하며 인식 제고와 활용 범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장비 판매보다는 컨설팅을 통해 3D프린팅 적용을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3D프린팅 솔루션을 사용하다 보면 생산 품목이 늘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장비 도입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영업 전략이라는 해설이다.
더불어, 정재엽 부장은 “3D프린팅은 만능이 아니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대량 양산은 기성 방식에 맞춰야 하고, 3D프린팅은 소량 양산이나 기하학적인 구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는 “3D프린팅은 기성 방식으로는 가공할 수 없거나, 조립이 요구되는 파트 생산을 도와주는 역할”이라며 “CNC나 사출처럼 분야가 다른 생산 방식이지, 3D프린팅이 기성 방식을 절대 대신할 수는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AMXPO는 2일까지 일산 킨텍스(KINTEX) 1전시장 2홀과 3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