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술’, 기술 패권 전쟁 맞설 12개 함대 구축하는 것”

[산업일보]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을 위해 과학 기술 주권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김진용 전략기술정책센터장은 ‘2024 특허로 R&D 컨퍼런스’에서 23일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중장기 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전략기술’을 강연의 줄기로 삼은 그는 “2023년 3월 제정하고 9월에 시행한 ‘국가전력기술 육성 특별법’을 배경으로, 2022년 10월 12대 국가전략기술과 50개 중점 기술을 도출했다”라고 밝혔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은 ▲인공지능 ▲반도체&디스플레이 ▲우주항공&해양 ▲차세대통신 ▲첨단 바이오 ▲이차전지 ▲차세대 원자력 ▲첨단로봇·제조 ▲양자 ▲첨단 모빌리티 ▲수소 ▲사이버보안이다. 기술별로 2~8개 사이의 세부 기술을 선정, 총 50개의 중점 기술 개발 계획을 세웠다.

김 센터장은 “기술 단위별로 ‘임무중심 전략로드맵’을 수립했다”라며 “2030~2032년까지 명확한 목표롤 설정했고, 2025~2027년 사이로 마일스톤을 제시함과 동시에 인재양성 및 제도&인프라 등 구체적인 방향성까지 제시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가전략기술 육성 계획(이하 육성 계획)은 ‘과학기술 주권국가, 초격차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삼았다”라고 소개했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임무중심 R&D 추친체계 확립’·‘기술안보 선제대응’·‘신속 사업화 총력지원’을 3대 정책 방향으로 세웠다고도 덧붙였다.

이어진 설명에 따르면, 육성 계획은 12대 국가전략기술을 크게 3개 그룹으로 분류해 알맞은 방향성을 설정했다.

‘선도 분야(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차세대 통신)’ 기술은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술로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한다.

‘추격·경쟁 분야(인공지능·첨단 바이오·차세대 원자력·첨단 모빌리티·첨단로봇&제조·사이버보안)’ 기술은 치열하게 경쟁하거나 부족한 부분으로,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조기 상용화를 지원한다.

‘미래도전 분야(양자·우주항공&해양·수소)’ 기술은 우리 역량이 미흡해, 기술 도약형 혁신도전 R&D와 다자협력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김진용 센터장은 “올해 12개 기술에 투입된 예산은 5조 원으로, 남은 5년 동안 매년 평균 6조 원, 총 3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6조 4천억 원 정도의 예산이 계획돼 있으며, 양자·인공지능·첨단 바이오 3대 ‘게임 체인저’ 기술에는 45%가량인 3조 5천억 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동맹국과 ‘전략 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해 3대 게임 체인저 기술과 같은 신흥 기술에 대한 포괄적 협력 및 ‘전략적 협상테이블’ 참여를 강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 안보 조기 분석·예측 시스템’을 내년부터 운영하며 차세대 기술 동향 및 기술 안보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기술 확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센터장은 “기술 패권 경쟁에 맞서, 육성 계획을 통해 12개의 함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전략 연구 사업이라는 항해가 목표를 향해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전략로드맵 기반의 통합적 성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책 기획부터 실행, 성과관리까지 민간의 참여도를 높여 그 수요도 반영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4 특허로 R&D 컨퍼런스’는 양재동 엘타워 그레이스홀에서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