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훈 교수 신개념 포토닉스 광원 및 광제어 기술개발

[산업일보]
“좋은 질문이 좋은 연구를 만듭니다”
‘이달의 과학기술자’ 1월 수상자로 선정된 조용훈 교수에게는 과학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철학이 있다. 좋은 질문이 좋은 연구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중요한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연구를 위해서는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독창적이고 정교한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죠”
조 교수의 업적은 광반도체에 3차원 입체 나노 구조를 도입해 신개념의 반도체 포토닉스 광원 및 광제어 기술을 개발한 공로다.
“기존 반도체 소자들은 2차원 평면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면구조는 성장과 공정이 쉬운 반면 성능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성을 도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나노미터 크기를 갖는 3차원 구조 위에 성장해 입체적 구조를 갖도록 하면, 결함 구조를 줄이게 돼 결정의 품질도 좋아지고 표면적도 넓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입체구조의 위치에 따라 에너지와 발광색깔이 다른 흥미롭고 독특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기존에 만들기 어려운 기능성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소자들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연구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꽤 클 것으로 보인다. 비단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앞으로 후속연구에도 여러 가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나노 적용 범위 무한대
최근 나노의 적용 범위는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넓다.
“나노과학의 특징은 물질이 나노미터 수준의 크기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물리적, 화학적 현상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양자역학적인 구속현상이나 부피 대비 표면적이 넓어짐으로 인한 물성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을 이용하면 기존에 존재하는 분야에서 성능을 높일 수 있거나 새로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성을 얻게 됩니다”
수학과 물리학은 가장 기본적인 기초과학이다. 그러나 최근 수학이나 물리학이 너무 응용 쪽으로 기운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순수과학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은 각자 독자적인 영역도 있지만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리적으로 새로운 현상을 예측해 내고 실험적으로 이를 증명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실험적으로 현상을 먼저 관찰하고 이를 설명하는 이론적 모델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또한 새로운 현상을 기반으로 응용 분야를 찾아 적용되는 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있습니다. 동일한 연구 분야라 하더라도 순수과학과 응용과학 분야 모두 접근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리더십도 훌륭한 과학자의 덕목
“학습은 문제가 주어지면 그 풀이 과정을 잘 찾아가는 과정을 터득하게 되지만, 연구는 중요한 문제 자체를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학습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와 질문 자체를 스스로 발굴해 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찾아 나가는 창의성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교수는 “앞으로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중요하고 큰 주제를 발굴하고 전문가들의 협력을 끌어내어 성취해 가는 학제 간 융합연구가 점점 중요해 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전문지식은 물론 다른 분야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폭넓은 이해심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