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 AI로 재난 미리 막는다…재난관리 패러다임, '예방 중심'으로 전환 중

[산업일보]
기후변화와 사회적 요인들로 국내외 재난 위험이 증가하는 가운데, 전 세계가 '재난 대응'에서 '재난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재난 발생 가능성을 조기 감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시도가 활발하다. 한국 역시 AI 기반 재난 예측 시스템을 본격 도입하는 등 대응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약 1.5℃ 상승했다. 이로 인해 재난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사회적·기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위기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이 WIFIRE, NOAA 등 기상·산불 빅데이터 기반 AI 프로젝트를 통해 실시간 예측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일본은 위성과 센서를 연계해 쓰나미·지진 피해 예측 및 조기 경보 체계를 운영 중이다. 중국은 국가 자연재해 관리 시스템(NNDIMS)을 통해 위성영상과 AI 분석을 결합한 재난 예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국가안보실장 직속으로 이관하는 재난관리 조직 개편과 함께, 재난안전법 등 관련 법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동시에, 활용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AI, IoT 등의 첨단 기술을 적용한 국가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이행 중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재난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쳐 적용 가능한 다양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산불, 홍수, 감염병, 인파 사고 등 주요 재난 유형을 중심으로 AI 기반 감지 및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과 협력해 관련 인프라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대구시는 AI 기반 열화상 CCTV와 위성 정보를 활용해 연기와 불꽃을 실시간 감지하는 '파이어워쳐' 플랫폼을 도입해 산불 관리에 나섰고, 환경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구축한 AI를 활용한 홍수안전망'은 하천 수위 변화를 빠르게 예측해 홍수 특보 발령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시켰다.

이외에도 진단 보조부터 접촉자 추적·모니터링 등 감염병 방역 단계별로 AI가 응용되고 있으며, 서울시의 인파 밀집도 감지 시스템, 세종시의 AI 영상분석 시스템 등이 운영 중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미래전략팀 장세윤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재난 발생 예방을 위한 AI 활용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재난 관리 전주기에 걸쳐 AI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 고품질의 학습용 데이터 구축, 민관 협력 플랫폼 마련, 알고리즘 윤리 확보,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을 제시했다.

장세윤 책임연구원은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특히 재난 데이터 인프라와 거버넌스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품질 재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며, 다양한 기관 간 데이터 통합을 통한 표준화 작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재난 예방을 위한 AI 학습 데이터셋 개발에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가 구축한 국가재난안전통신망(PS-LTE)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과 소방, 해경, 군, 지방자치단체 등 재난관련 기관별 통신망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유관기관 간 실시간 상황 공유와 통합 대응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