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의 주요 원료인 암모니아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수단으로도 주목받으면서 공급망 확보와 탄소집약도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에서는 기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저탄소·재생 가능 암모니아를 도입하기 위한 인프라 검토도 진행되고 있다.
코베스트로(Covestro)는 암모니아·요소 생산기업 Fertiglobe, 에너지 인프라 기업 MB Energy와 독일 및 유럽의 암모니아 공급망 구축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세 회사가 살펴보는 것은 독일 함부르크를 거점으로 한 새로운 암모니아 수입경로다. 협약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 기간에 체결됐다.
함부르크 수입터미널에서 산업 수요처까지 연결 검토
협력 과정에서 Fertiglobe는 함부르크 블루멘잔트(Blumensand)에 계획된 수입터미널을 통한 암모니아 공급 가능성을 살펴본다. MB Energy는 터미널 개발·운영과 관련한 인프라 및 물류 부문을 담당하고, 코베스트로는 산업 수요기업의 관점에서 암모니아 활용 방안을 검토한다.
코베스트로는 해당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암모니아를 화학제품 생산 원료로 사용하거나 수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볼 예정이다.
암모니아는 화학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인 동시에 수소를 운송하는 수소 운반체(Hydrogen Carrier)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을 낮춘 저탄소 암모니아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한 암모니아의 공급 확대는 화학산업의 원료 조달과 탄소배출 감축 양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협약은 구체적인 공급 물량이나 도입 시기를 확정한 계약은 아니다. 세 회사는 터미널 처리 용량과 공급 물량, 운송 체계, 산업 수요처와의 연결 등을 포함해 기술적·상업적·물류적 타당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터미널에서 최종 수요처까지 암모니아를 이동시키기 위한 파이프라인과 바지선, 철도 등의 운송 인프라도 검토 대상이다.
탄소집약도·CBAM 등 규제 조건도 검토
공급망 검토 범위에는 기존 방식으로 생산된 암모니아뿐 아니라 저탄소 및 재생 가능 암모니아도 포함된다.
세 회사는 공급되는 암모니아의 탄소집약도(Carbon Intensity)를 살펴보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저탄소·재생 수소 관련 규제 요건과의 정합성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마커스 슈타일만(Markus Steilemann) 코베스트로 최고경영자(CEO)는 암모니아가 화학산업에 필요한 원료인 만큼 생산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탄소발자국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저탄소 암모니아 공급망 확보를 회사의 주요 전략 과제로 제시하며 Fertiglobe, MB Energy와 검토하는 공급경로가 독일과 유럽의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산업에도 저탄소 원료 확보·공급망 다변화 과제
유럽에서 진행되는 이번 협력은 국내 제조업에도 공급망 측면에서 살펴볼 부분이 있다. 국내 산업 역시 상당 부분의 에너지와 산업 원료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어 저탄소 원료의 확보뿐 아니라 공급처와 운송경로를 다변화하는 문제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함께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광호 코베스트로코리아 대표는 서면 질의를 통해 “저탄소 암모니아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는 국내에서도 탄소집약도가 낮은 원료와 청정에너지 활용 기반을 넓히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원료와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공급망 다변화와 저탄소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는 향후 탄소중립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코베스트로는 이번 협력을 통해 실제 공급 가능성과 인프라 조건 등을 검토한 뒤 유럽 내 암모니아 조달경로 다변화 가능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앞서 UAE 파트너들과 MDI 가치사슬 구축 가능성을 검토한 데 이어 원료와 에너지 공급망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