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이 완성형 제품의 기술 수준을 넘어 현장 적용과 생태계 구축으로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AI 발전과 함께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가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된 생산·물류 환경에 휴머노이드를 적용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한국형 AI 산업혁명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휴머노이드의 산업 현장 확산과 피지컬 AI의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8월에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생태계 육성에 2조3천억 원, 자율제조·중소제조·농업·건설·물류·항만·돌봄·국방 등 8대 분야 피지컬 AI 실증에 2조8천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휴머노이드 분야에는 2027년 6천억 원을 시작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높이는 목표가 제시됐다.
이러한 정책과 산업 변화에 맞춰 오는 11월 개최되는 ‘2026 로보월드’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특별관이 처음 운영된다. 완성형 휴머노이드와 함께 핵심 부품, AI·소프트웨어 등을 한 공간에서 선보이는 구성이다.
사람 중심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휴머노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사람과 비슷한 외형 자체보다 기존 산업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산업 현장의 자동화는 그동안 특정 공정에 맞춰 전용 설비와 로봇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생산품과 작업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모든 작업을 별도의 자동화 설비로 전환하기 어려운 영역도 남아 있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공간과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기존 생산라인이나 물류시설을 로봇에 맞춰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고 사람을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방식으로 투입할 수 있다면 자동화의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는 로봇이 주변 환경과 작업 대상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AI가 분석해 로봇의 동작으로 연결한다.
다만 휴머노이드의 산업적 활용에는 여러 기술이 동시에 요구된다. 보행과 균형 제어뿐 아니라 작업 대상의 인식과 파지, 힘 제어, 위치 제어가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동하면서 작업해야 하는 만큼 구동계의 성능과 내구성, 배터리 효율도 중요하다.
휴머노이드의 산업 적용에는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모터 등 구동계뿐 아니라 센서와 제어기, 로봇 핸드, 배터리, AI·소프트웨어가 함께 필요하다.
완성형 로봇부터 핵심 부품까지…로보월드 특별관
2026 로보월드의 휴머노이드 로봇 특별관은 이러한 산업 구조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별관은 11월 4일부터 7일까지 킨텍스 제1전시장 3홀에서 운영된다. 완성형 휴머노이드 로봇뿐 아니라 산업용·서비스용·연구용 로봇과 액추에이터, 감속기, 센서, 배터리,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이 전시 대상에 포함된다. AI·소프트웨어와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특별관은 완성형 로봇뿐 아니라 구동계와 인식·제어 기술, AI·소프트웨어 등 휴머노이드 밸류체인 전반을 다룬다.
특히 산업용 휴머노이드는 기술 시연만으로 도입 여부가 결정되기 어렵다. 작업속도와 정확도는 물론 가격, 유지보수 비용, 부품 교체 주기, 배터리 사용시간, 내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충족해야 한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안전성도 필수적이다. 작업자의 움직임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안전기술과 기준도 요구된다.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에서 ‘실제로 일하는 로봇’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 기준은 결국 실제 작업 성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유사하게 걷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산업적 가치를 입증하기 어렵다. 작업 대상의 위치와 형태가 달라져도 대응할 수 있는지, 반복 작업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지,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 기존 자동화 방식과 비교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실제 산업 적용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2026 로보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특별관은 이러한 산업 변화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완성형 로봇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인지·제어·구동·AI 등 개별 기술이 실제 작업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제시한다. 휴머노이드가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넘어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로봇’으로 자리 잡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