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조달청이 시중 가격보다 비싸다는 지적을 받은 나라장터 쇼핑몰 등록 물품의 가격 적정성을 재점검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가격관리시스템을 가동해 가격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지방정부의 구매 자율화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일부 나라장터 쇼핑몰 등록 물품의 가격이 시중보다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조달청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나라장터 쇼핑몰 가격관리 강화 및 공공조달 자율화 추진 방향을 밝혔다.
현재 조달청은 나라장터 쇼핑몰 등록업체에 계약 기간에도 적정가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우대가격유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세금계산서 확인과 전담인력의 시중 가격 모니터링, 조달가격신고센터 등을 통해 이행 여부를 점검하며 위반 시 계약단가 인하와 부당이득 환수, 거래정지 등의 조치를 취한다.
강성민 조달청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대가격유지의무 이행 여부를 파악과 관련해 “확인하기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현행 관리체계는 신고와 인력 중심의 점검에 의존하는 측면이 있어 가격 변동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달청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우대가격유지의무 위반과 관련해 38개 업체에 총 34억 원의 부당이득금 환수가 결정됐다.
조달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년 AI 기반 가격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AI가 시중가격과 조달가격의 차이가 크거나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하는 품목을 포착하면 담당자가 해당 물품의 가격 적정성을 집중 검증하는 방식이다.
시스템은 내년 구축에 착수해 하반기 가동 예정이다. 조달청은 조달가격에 대한 신뢰성 제고를 위해 가격 비교 정보를 수요기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제품과의 가격 비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조달규격을 민간규격으로 전환하고, 계약단가 이하에서는 조달업체가 자율적으로 판매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방정부의 조달 자율화도 확대한다. 조달청은 올해 1월부터 경기·전북을 대상으로 나라장터 물품의 자체 구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일부 전기·전자제품에 한정했으나 지난 8월 품목 제한을 해제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시범지역의 자체 구매 비중은 소폭 증가했으며, 주로 소액 구매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말까지 민관 합동평가와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 운영 결과를 분석하고, 내년에는 모든 지방정부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라장터 쇼핑몰의 의무 이용 구조와 관련해 가격 경쟁성이 부족한 측면에 대해서는 조달 자율화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나친 저가 경쟁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와 품질 저하 등을 방지하고, 기술개발과 국내 제조기반 유지를 위해 무조건적인 최저가 구매를 유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나라장터 쇼핑몰의 적정가격은 민간 최저가가 아닌 여러 거래가격 중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최빈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달청은 적정한 계약금액을 보장하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부적정 고가 물품에 대한 관리와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