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청년층의 첫 일자리 진입 후 10년간 노동 경로를 주요 경제 변곡점을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해 비교한 결과, 최근 세대로 올수록 첫 일자리의 정규직 비중이 낮아지고 이직과 실업 경험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미래연구원 안수지 부연구위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기획예산처·국회미래연구원 공동개최로 마련된 ‘인구구조 변화,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응 방향’ 세미나에서 청년 노동시장의 변화와 노동경로 흐름을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20~39세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로 완만하게 상승해왔다”라며 “초대졸 비율은 1956~60년생이 21.3%였던 것에서 1990년대생은 83.5%까지 높아졌으며 임금근로자 비율은 90%까지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 비중은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 비율은 2009년 69.1%에서 2024년 56%로 떨어지며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부연구위원은 이어 청년층의 노동경로를 분석한 결과를 설명했다. ‘한국노동패널 1~27차(1988~2024년)’자료를 인용해 15~34세 사이 첫 일자리에 입직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10년 간의 노동경로를 추적했다. 또, 주요 경제 변곡점을 기준으로 1세대(1962~1968년 출생, 고도성장세대), 2세대(1969~1978년 출생, 외환위기충격세대), 3세대(1979~1988년 출생, 금융위기전후세대), 4세대(1989~1998년 출생, 저성장시기세대)로 대상을 나눴다.
첫 일자리의 정규직 비중은 3세대 69.5%에서 4세대 65.1%로 최근 세대로 올수록 낮아지고 있다. 평균유지기간(장기근속)은 1세대 70개월에서 4세대 45.6개월로 2년가량 짧아졌으며, 10년 이상 유지비율도 35.65%에서 18.3%로 줄었다.
이직 후 10년간 경험한 평균 일자리 수는 1세대 1.8개에서 4세대 2.7개로 늘었다. 2개월 이상 무직 상태를 겪은 실업 경험비율은 1세대 49.7%에서 4세대 70.9%로 급증했으며, 평균 실업기간도 19.1개월 22.2개월로 길어졌다. 청년들의 경력 형성 과정에서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해설이다.
정규직 전일제 일자리에서 일한 비율을 나타내는 표준노동비율은 1세대 56.7%에서 3세대에 66.6%까지 상승했으나, 4세대에 58.3%로 하락했다. 특히 대졸 이상 남성의 비율은 3세대 76.8%에서 4세대 44.3%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대졸 이상 여성의 경우 64.2%에서 60.4%로 비교적 격차가 작았는데 혼인·출산 지연과 일·가정 양립 지원 확대와 같은 돌봄 참여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고용 형태에 따른 격차도 확인됐다. 4세대 기준 정규직으로 시작한 청년의 평균 실업기간은 10.8개월인 반면 비정규직 출발자는 35.6개월로 24.8개월의 격차를 보였다. 또한 비정규직 출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은 3세대 73.4%에서 71.2%로 감소했고, 전환까지 걸리는 시간은 52.6개월에서 57.7개월로 장기화됐다. 안수지 부연구위원은 이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화 추세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했다.
그는 일자리 이동횟수와 실업경험을 기준으로 이동이 적고 실업이 없는 ‘안정형’, 이동이 많고 실업이 없는 ‘이동형’, 이동이 적고 실업이 있는 ‘대기형’, 이동과 실업이 모두 많은 ‘불안정형’으로 다시 한번 구분했다. 안정형은 1세대 50.2%에서 4세대 27.4%로 지속적으로 줄었으며, 반대로 불안정형은 8.8%에서 35.9%로 약 4배 늘었다. 이동형은 4세대가, 대기형은 1세대가 많았다.
불안정형을 세분화한 결과 집단별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일자리를 4번 이상 옮겼거나 실업을 3회 이상 경험한 집단에서는 임금 상승 비율이 불안정형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실업을 4회 이상 겪은 집단은 첫 일자리의 정규직 비율이 8.3%에 그쳤고, 정규직 종사 기간이나 임금 상향 비율이 평균을 하회했다.
안 부연구위원은 “더 나은 일자리를 탐색하며 근로조건을 탐색하는 집단과 반복적 실업으로 취약성이 누적되는 집단이 공존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하며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 집단별 맞춤형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사회조사에서도 인식 변화가 드러났다. 20대가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수입을 꼽은 비율은 2009년에 29%에서 2025년 37.6%로 높아졌으며 안정성은 27.9%에서 21.9%로 낮아졌다. 13~34세 청년 및 청소년이 선호하는 직장 유형은 2009년 국가기관(28.6%)이 1위였으나, 2026년에는 대기업(28.7%)이 1위를 차지했다.
안수지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단기 취업 성과에서 중장기 노동경로 관리 ▲노동이동의 이질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설계 ▲직무연계 및 재직자 훈련 확대 ▲노동경력의 불안정성이 사회보장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보험 가입 공백 보완 제도 마련 등의 정책을 제언했다.
그는 “청년기의 안정적인 경력 형성과 경제적 자립 지원은 혼인과 출생 등 생애 단계 이행에 중요한 기반이 된다”라며 “청년 노동 정책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중장기 정책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