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정밀 구동부품 기업 에스비비테크가 휴머노이드 로봇손에 적용할 초소형 감속기와 경량화 제품을 선보이며 로봇 구동부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베어링과 정밀감속기에서 출발해 모터·센서·드라이버를 결합한 통합 액추에이터로 제품군을 넓히고,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품질관리 체계도 정비하는 모습이다.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로보월드’에서 이 같은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시장이 아직 기술과 제품 규격이 정립되는 단계인 만큼 국내 부품기업에도 새로운 공급망에 진입할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에스비비테크는 초박형 베어링과 스트레인 웨이브 기어 방식의 정밀감속기 ‘로보 드라이브(ROBO DRIVE)’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산업용·협동로봇과 방산 분야에 적용해 온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유성기어형 감속기와 통합 액추에이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정밀감속기의 구조를 경량화한 제품과 휴머노이드 손가락용 초소형 감속기를 공개했다. 경량화 제품은 내부 프레임 구조를 조정해 무게를 줄였으며, 초소형 제품은 제한된 공간에 여러 구동부품을 배치해야 하는 로봇손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 중이다.
류 대표는 휴머노이드가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많은 관절과 구동부품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로봇손은 한 손에 약 13개, 양손에 약 26개의 관절이 사용될 수 있어 관련 부품의 수요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휴머노이드 구동부품 시장은 아직 표준화가 진행되지 않아 고객사별 맞춤형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로봇의 구조와 관절별 요구 성능이 서로 달라 표준 제품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아직은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겠다는 회사의 설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모양도 용량도 제각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에스비비테크는 우선 고객사별 감속기 수요에 대응하면서 향후 모터·센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통합 액추에이터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방산용 구동모듈 분야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양산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에 적용되는 조향 및 높낮이 조절용 액추에이터를 양산하고 있다. 국내 휴머노이드 개발기업에도 스트레인 웨이브 방식의 감속기를 공급 중이다.
류 대표는 기존 산업용 로봇 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부품 신뢰성과 공급망 변경에 따른 위험 부담을 꼽았다. 기존 부품을 교체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라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더라도 신규 제품 채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국산 부품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려면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의 객관적인 실증과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스비비테크 역시 개발 중심 조직에서 양산 대응 조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분야의 품질관리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품질관리 체계를 도입하는 등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로봇부품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도 예상했다. 류 대표는 로봇 부문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 분야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내년에도 올해 대비 두 배 수준의 매출 성장을 예상했다.
해외시장에서는 북미 지역 전시회 참가와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정밀감속기 개발과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및 로봇 구동모듈 시장에서 공급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