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의 내년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기업, 연구소 등은 수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Export Business Survey Index)가 81.8이라고 26일 밝혔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악화(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 100보다 작은(큰) 값으로 나타난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올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100을 하회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2023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수출기업들은 항목별 EBSI에서 수출제품 제조원가(71.1), 수출대상국 경기(79.9), 국제수급(81.1), 자금 사정(84.0) 등이 앞으로 더 악화한다고 예상했다.
품목별 EBSI 전망도 밝지 않다. 유럽 LNG선 수요 확대에 따른 수주 증가로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선박(146.5)을 제외하면 전 품목의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가 100을 하회했다. 특히 석유제품(55.7)과 가전(49.7)은 국제유가 하락, 인플레이션 지속,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수가 가장 낮은 품목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22일 발표한 ‘2023년 국내외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수출이 전년 대비 1% 내외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주요국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교역상대국 경기둔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에서다.
일례로 철강 내년 수출액은 지난해 보다 약 16% 감소한 32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제철소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국내 수요분에 대한 공급도 부족하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21일 ‘2023 금리 및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안 좋아지고 있는데, 한국 수출도 거기에 맞춰 상황이 나빠지는 게 있다”며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한국 점유율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자료에 따르면, 해외수요 위축과 반도체 등 품목의 단가 하락으로 한국 수출 둔화가 예상된다.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나 대(對)중 수출 여건 악화도 부담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