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중 패권 경쟁 속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은 나라. 고금리로 신흥국 투자가 부진했음에도 지난해 214억 달러의 막대한 투자자금을 유치한 나라. 중국을 제치고 인구수 세계 1위를 차지하며 풍부한 노동력과 거대 내수 시장을 보유한 나라. 인도다.
인도와 한국은 서로의 중요한 교역국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에 따르면 양국 교역액은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77.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입장에서 인도는 8위 수출국, 11대 교역국, 4대 무역 흑자국에 해당한다.
인도 입장에서도 한국은 중요하다. 세계 공급망 재편 속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가 떠오르는 가운데, 한국과의 산업적‧경제적 교류 확대를 통해 이익을 도모할 수 있어서다.
한국 진출 적극적인 인도 정부…한국 전시회 참가비용 100% 지원
최근 국내 산업전시회에선 인도 기업이 모인 ‘인도 공동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도 정부가 인도 기업의 한국 산업전시회 참가비용을 지원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서다.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KOREA PACK&ICPI WEEK 2024’ 현장에서 인도 참가 기업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어큐프렉 리서치 랩(ACCUPREC RESEARCH LAB)’의 마니쉬 라치(Manish Rachchh) 박사다.
어큐프렉 리서치 랩은 제약부터 화장품, 의료 기기까지 전문적인 분석,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USFDA(미국 식품의약국), OCED, ISO 17025(국제표준화기구가 인증한 시험소‧교정기관 표준 규격) 등 다양한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마니쉬 라치 박사는 “세계 16개 국가 1천 개 이상 회사에 14종의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품질 높은 테스트 서비스를 유럽, 미국, 한국과 비교해 약 1/3 가격으로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도 전했다. 그는 “한국은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 아시아 3위, 세계 13위인 떠오르는 해”라면서 “내수 시장이 작아 수출에 힘쓸 수밖에 없는 한국 제약기업에게 국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도 한국과의 비즈니스에 적극적이라는 설명이다. 마니쉬 라치 박사는 “부스 임대료, 시설 설치비용 등 한국 전시회 참가비용을 인도 정부가 100% 환급해 주고, 1인 항공권까지 제공한다”면서 “인도 정부가 그만큼 한국과의 산업 교류를 중요시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인도 협력으로 선순환 구조 구축
“인도 정부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의 한 반도체 기업이 인도 구자라트 주에 156만 달러를 투자해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제조업 육성을 핵심 아젠다로 추진 중인 인도 정부는 해당 공장 건설 금액의 최대 50%를 보조금으로 지급할 예정입니다. 한국 기업은 투자 금액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면서도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이 인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한 것처럼, 제약 분야 세계 3위인 인도도 한국 제약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강점을 지닌 산업 분야의 교류로 서로의 산업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니쉬 라치 박사는 한국과 인도의 협력으로 얻을 이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의 금융시장 및 세계경제 분석 단체인 국제금융센터(KCIF)도 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3월 발간한 ‘인도 경제 성장 동력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는 ‘인도 경제는 내수시장 잠재력이 크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속 안정성이 뒷받침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도 상당하다’면서 ‘소비-투자-성장의 선순환 속 고성장을 이어가며 글로벌 공급망 거점 역할이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코트라도 지난 25일 ‘주목해야 할 수출 유망국 9’ 보고서를 발간하며 인도를 수출 유망국 중 하나로 꼽았다.
보고서는 ‘인도는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육성정책과 코로나 이후의 GVC 재편 상황이 맞물려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공급망 핵심기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반도체, 스마트폰 등 첨단분야 글로벌 기업에게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자국으로 공장 이전을 유도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2년 세계 1위 인구대국으로 성장하며 세계 3위(1.7조 달러 규모)의 거대 내수시장을 형성했고, 다양한 소비층이 존재하는 만큼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