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기차 화재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는 가운데, 리튬배터리 화재를 타깃으로 하는 소화재가 소개됐다.
실험실 소모품을 시장에 공급하는 ‘(주)석림랩텍(Sercrim)’은 ‘2024 국제안전보건전시회(Korea International Safety & Health Show, KISS 2024)’에서 ‘이산화규소(SiO2) 알갱이 소화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독일에서 개발된 것으로, 독일 화재시험 공식 인증 기관인 ‘MPA Dresden’에서 화재 등급 A, B, D, F 소화재로 인증받았다. 석림랩텍의 정태욱 상무는 “가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을 매질로 하는 화재에서 방화·소화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튬배터리 화재의 특징에 관해 설명했다. 배터리에 과도한 전력이나 충격이 가해지면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열이 배터리 속 전해질과 만나면 가연성 가스를 생성한다. 열과 가연성 가스가 배터리 셀의 한계를 넘어서면 셀은 폭발하고, 1천°가 넘는 열폭주로 이어진다. 이후 옆 셀로 전이되며 배터리 전체가 화재에 휩싸이게 된다.
이 소화재는 이러한 리튬배터리 화재에 소재·구조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 상무의 추가적인 해설이다.
그는 “이 제품은 불연성 소재로써 열을 흡수할 수 있고, 85%의 다공성 구조 덕분에 누출된 전해질과 가연성 가스를 흡착해 발화를 방지한다”라며 “이미 열폭주가 발생한 경우에는 소화재가 배터리 셀 주변을 녹아 감싸며 단단한 열 절연층을 형성해 주변 셀로의 전이를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산화규소 알갱이 소화재는 MPA Dresden의 인증을 발판 삼아, 독일 내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뿐 아니라 유럽 내 주요 리튬배터리 관련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도입 업체는 2.5kg짜리 포대를 주변에 비치해 두거나 화재 발생 위험 지역 천장에 호스 형식으로 구비했다가 화재 발생 시 쏟아붓는 식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정태욱 상무는 “한국의 경우 정식 소화재 등록이 필요한데, 기존에 없던 형태로 관련 규정이 없어 어려움이 있다”라며 “국내 배터리 취급 회사들에 보급률이 증가하면 소방 당국에서도 정식 등록을 고려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KISS 2024는 일산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 7~8홀에서 4일까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