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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올림픽’ 선언한 파리, ‘그린워싱’ 대명사 되나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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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올림픽’ 선언한 파리, ‘그린워싱’ 대명사 되나

파리올림픽, 에어컨·채식 식단·빈익빈 부익부 등 논란 이어져

기사입력 2024-07-29 19: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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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올림픽’ 선언한 파리, ‘그린워싱’ 대명사 되나
파리올림픽 개막식(이미지 출처=KBS News 유튜브 캡처)

[산업일보]
현지 시각으로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2024파리올림픽(제33회 파리 올림픽 대회)’이 ‘저탄소·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고 있지만,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포장만 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이 아니냐는 지탄을 받고 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최를 앞두고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목표로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탄소 절감 등을 진행할 것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수촌 내에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였던 골판지 침대를 도입하고, 에어컨을 금지했다.

문제는, 2022년과 2023년 같은 기간에 30℃가 넘는 폭염이 발생했고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이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지하수를 순환시키는 방법으로 온도를 6℃가량 낮출 수 있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숙소의 사용자는 관광객이 아닌 각 나라의 국가대표 운동선수이며,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온습도 관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성토가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몇몇 나라에서는 자비를 들여 에어컨을 설치하기에 이르렀고, 미국 농구대표팀을 비롯한 일부 국가와 협·단체에서는 외부 숙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어컨과 관련된 지적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Fabien)의 개인 유튜브에 25일 업로드된 ‘파리올림픽 시작! 과연 준비되었을까?’ 영상에서 파비앙은 ‘유럽 여름은 습하지 않아서 온도가 30℃ 넘게 올라가도 그렇게 덥지 않다’라며 ‘23일 기준으로 전망하기엔,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지나가는 듯했던 폭염과 에어컨 문제는 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로 이어졌다. 버스에도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작동하지 않는데 보안 문제로 창문도 열지 못하게 막혀있다. 이러다 보니 버스는 찜통이며, 버스 기사들의 운전 미숙으로 주행거리가 늘어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음식 문제도 있다. 저탄소 정책으로 채식위주 음식을 내놓고 있다. ‘닭고기 한 점도 구경하기 힘들다’라는 선수들의 볼멘소리가 연일 전해지고 있다. 육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탄수화물 섭취도 여의찮다. 이에 일부 국가들은 숙소 문제에서처럼 자체적인 식단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개회식에서는 ‘그린워싱’ 논란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나라별 선수단 입장이 센강에서 이뤄졌다. 선수들이 보트를 타고 센강을 누비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이 보트가 ‘내연기관’이라는 것이다. 보트를 운영할 탄소로 제대로 된 음식과 숙소 환경을 제공하는 게 훨씬 친환경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대목이다.

‘에코올림픽’ 선언한 파리, ‘그린워싱’ 대명사 되나
개막식 중 에스와티니 선수단 입장 장면(이미지 출처=KBS News 유튜브 캡처)

한편, ‘보트 개막식’은 ‘ESG’와도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파리올림픽이 추구하는 ‘친환경’과 ‘불평등 해소’ 등이 포함된다.

파리올림픽의 선수단 보트 입장은, 나라별 국력 차이를 강조, 불평등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미국, 프랑스, 중국 등의 보트는 거대했던 반면, 선수단이 적은 나라들은 나룻배만 한 크기의 작은 보트에 탑승시켰다. 심지어 나이지이라 여자 농구 국가대표팀은 배의 승선 가능 인원을 초과해 탑승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이번 올림픽의 친환경 정책이 에어컨과 셔틀버스의 문제로 다른 숙소를 마련했거나 채식 위주 식단에 조리 인력 파견이 가능했던 경제적 여유가 큰 나라들과, 선수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수 없는 나라 간의 ‘빈익빈 부익부’ 논란을 야기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밖에도 파리올림픽은 ‘개회식 퍼포먼스 중 일부 성적지향성 강요 및 종교 모독’, ‘히잡 금지’ 등의 진통을 겪고 있다. 일부 가치에만 집중하다가 ‘올림픽’이라는 기본을 놓쳤다는 평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후위기는 분명하고, 파리올림픽은 걸맞은 행동을 취해야 했다. 그러나, 머리를 맞댄 깊이 있는 해결책이 아닌 ‘최초의 에코올림픽’이라는 치적 세우기에만 집중한 모양새다. ‘있어 보이는’ 정책보다 ‘환경 보호에 대한 이해와 사회 구성원을 향한 존중’이 우선시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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