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고금리로 발생한 내수 부진 여파가 국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KDI는 8일 ‘8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5월 전망치였던 2.6%에서 2.5%로 낮췄다. 예상보다 길어진 고금리로 내수가 크게 위축돼 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우리 경제는 1/4분기에 이례적으로 높았던 성장세가 내수를 중심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3.3%→2.3%)됐고, 민간 소비는 고금리 기조가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낮은 증가세(1.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총수출은 반도체 경기가 큰 호조세를 보이며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개선과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전망치는 2.5%로 지난해의 부진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기존 전망보다 수출 증가세는 확대되겠지만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KDI는 오랜 기간 이어진 고금리를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 자리에서 “고금리로 자영업자와 개인 사업자의 연체율이 크게 올라가고, 내수 관련 산업도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기준금리 조정 시점을 이미 넘겼다고 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썼지만, 물가가 진정된 상황에서도 고금리를 유지한다면 상황은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금리를 정상화하면 불필요한 내수 부진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