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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스, 메타버스 산업을 미래로 이끌 수 있을까
김대은 기자|kde125@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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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스, 메타버스 산업을 미래로 이끌 수 있을까

언리얼 엔진으로 ‘초실감형 메타버스’ 선보여…높은 사양은 진입장벽 될 가능성 존재

기사입력 2024-09-02 17: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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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스, 메타버스 산업을 미래로 이끌 수 있을까
‘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산업일보]
지난달 29일 롯데의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CALIVERSE)’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그롭 계열사인 롯데이노베이트(롯데정보통신)가 2021년 7월 인수한 ‘칼리버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새로운 가상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컨셉으로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했다.

본보에서는 튜토리얼 퀘스트를 따라가며 칼리버스의 첫인상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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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칼리버스 세계관에서 인류는 행성 ‘뉴 어스(New Earth)’를 이주지로 삼고, 첫 번째 도시인 ‘오리진 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칼리버스를 실행하면, 뉴 어스 오리진 시티의 초대장을 들고 있는 두 남녀의 영상이 재생된다. 오리진 시티의 이주자, ‘개척자’로 초대받은 이들은 초우주선의 ‘Quantum teleportation’ 기능을 동작해 뉴어스로 비행한다. 오리진시티의 상공에서는 세븐일레븐, 롯데하이마트 등 칼리버스에 입점한 기업들의 로고가 스쳐 지나갔다.

수속처에 남녀가 도착하자, 사용자 아바타의 커스터마이징 화면으로 이어졌다. 아바타는 성별을 고른 뒤 서비스가 제공하는 프리셋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세부 설정을 활용해 생성하고 닉네임을 설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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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이드 아스트라(‘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아바타 생성을 마치면, 오리진 시티의 중심지인 ‘오리진 타워’의 웰컴센터가 펼쳐진다. 오른쪽 상단의 미니맵과 퀘스트 정보를 따라 인공지능(AI)가이드 아스트라를 만나 안내에 따라 오리진 타워의 시설을 탐방했다. 오리진 타워 내부 이동은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으로 직접 움직일 수도 있지만, 시간 절약을 위한 ‘키오스크 이동’ 기능도 있었다. 원하는 공간의 키오스크를 클릭하면 잠깐의 로딩 후 해당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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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팅의 의복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첫 번째 시설은 의복 매장 오리진스였다. 이곳에서는 모던 스타일의 의상을 판매하고 있다. 전시된 의복이나 마네킹에 가까이 가면 제품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오리진 시티의 다른 장소에 위치한 의복 매장에서 각기 다른 스타일의 의상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는 칼리버스의 5가지 화폐를 통해 이뤄진다.

두 번째는 시설은 가구 매장 코너룸이다. 마찬가지로 모던 스타일을 추구하는 매장이며, 가까이 다가가 제품을 클릭하고 정보를 확인 후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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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 꾸미기 기능(‘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가구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은 ‘마이홈’ 콘텐츠에서 활용할 수 있다. 주어진 사각형의 공간에 문과 벽, 창문, 천장 등을 구성하고 인벤토리에서 구매한 가구 아이템을 꺼내 배치하면 된다. 오리진 시티에서 나만의 집을 꾸미고, 칼리버스에서 만난 이웃을 초대하거나 방문하는 것이다. 마이홈에 배치된 요리 제작대에서는 오리진 시티에서 얻거나 구매한 재료를 요리로 가공할 수도 있다.

이어, 아스트라는 오리진 타워 밖으로 나갈 시간이라며 오리진 시티의 시티투어 안내를 제안했다. 오리진 시티의 장소 이동은 곳곳에 배치된 택시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오리진 타워 내의 키오스크처럼 택시를 클릭하고 원하는 장소를 고르면 이동하는 식이었다. 물론, 직접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까우면 100m, 멀게는 500m가량의 거리를 키 조작으로 움직일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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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오리진 시티 남쪽의 명소는 ‘브롤리 그로브’와 ‘에어리움 플라자’였다. 브롤리 그로브는 서울의 성수동이나 연남동, 경리단길과 유사한, ‘힙한’ 분위기의 거리였다. 오락실이나 분식집, 까페 등이 즐비했지만 실제로 입장해 게임을 즐기거나 음식을 구매할 수는 없었다. EDM 페스티벌이나 버추얼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클럽 거리 ‘어비스 앨리’와도 연결돼 있다.

이렇게 오리진 타워와 간단한 조작, 오리진 시티 남부에 대한 튜토리얼을 체험해 보고 도시를 둘러봤다. 퀘스트를 따라가던 중 스카이링크 북쪽에서 세븐일레븐을 만나기도 했다 인기 먹거리를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성했다. 칠성사이다를 먹으면 짧은 시간 동안 능력치가 오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콘서트장에서 사용하는 응원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이다.

도시 곳곳을 누비다 보니 체험시간은 훌쩍 1시간 30분이 넘어있었다. 일단, 신규유저 ‘뉴비’가 즐기며 적응할 수 있는 콘텐츠는 풍부한 것으로 보였다. 더 멋있는 의상과 그럴싸한 가구를 구입하기 위해 열심히 퀘스트를 수행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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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그러나, 미니맵에 표시돼 있지 않은 대부분의 건물이나 상점들과 상호작용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심지어 오리진 타워 내부의 엘리베이터는 장식물에 불과했고, 에스컬레이터도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고 있있지만 아바타를 운반해 주진 않았다. 몰입감을 해치는 지점인 것이다. 향후 콘텐츠로써의 공간 활용이 필요해 보였다.

한편, 칼리버스는 ‘고퀄리티 가상현실’을 천명해 왔다. 지난 1월에 열린 ‘IITP Tech&Future Insight Concert’에서 칼리버스의 김동규 대표는 메타버스 확산이 저조한 이유로 “게임을 중심으로 한 저연령층 대상의 메타버스만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본보 ‘메타버스와 AI, ‘왜’ 안되나’ 기사, 1월 28일 보도)

김 대표는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진화된 비주얼”을 추구한다고 밝혔고, 칼리버스에는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개발한 3D그래픽 엔진인 ‘언리얼 엔진 5’가 쓰였다. 아바타의 섬세한 커스터마이징과 더불어 빛의 반사도와 그림자 방향 등 환경에 따른 그래픽의 변화, 낮과 밤의 변화도 구현했다.

이는 칼리버스에 실감 나는 비주얼을 가져왔지만, ‘진입장벽’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칼리버스 공식사이트에서는 최소사양으로 CPU는 AMD 라이젠 9 3900x 또는 인텔 코어 I7-12700K 이상, 램 16GB 이상, 그래픽카드 RTX 2070 8GB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권장사양은 AMD 라이젠 9 5900x 1 또는 인텔 코어 I9-10900K 이상의 CPU와 램 32GB 이상, 그래픽카드 RTX 3060Ti 8GB 이상이다. 저장공간은 40GB 이상이 필요하다. 평소 컴퓨터에 관심이 많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쉽게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사양이다.

기자 역시 회사 PC나 노트북으로는 칼리버스 구동이 어려워, 게임용 PC를 이용해 체험했다. AMD Ryzen 5 5600 CPU와 램 32GB, 그래픽카드 RTX 4060 8GB의 사양을 갖춘 시스템이다. 칼리버스 단독으로 실행했을 때 실시간 화면이 살짝 뭉개진다는 인상을 받았고, 기록을 위해 화면 녹화 프로그램을 함께 실행하자 마우스 커서 움직임이 조금씩 버벅대기 시작했다. 녹화 프로그램이 CPU와 램 자원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칼리버스는 ‘해비 게이머’ 수준의 시스템을 갖춰야 사양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영화에서 보던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또한 칼리버스가 개발 과정에서 공개했던 사양보다 현재 요구 사양이 많이 낮아진 만큼, 서비스 과정에서 개발사의 최적화와 사용자의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다 보면 교차점이 형성되며 사양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6월 ‘메타버스 엑스포(METAVERSE EXPO 2024)’를 개최한 메쎄이상의 박지영 책임은 “칼리버스는 모기업의 탄탄한 지원을 배경으로 장기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며 “공식 런칭 이후 제대로 자리 잡아 관련 기업들의 성장으로도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칼리버스, 메타버스 산업을 미래로 이끌 수 있을까
‘칼리버스(CALIVERSE)’ 화면 캡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칼리버스 런칭에 대한 대중적인 호기심도 높지는 않은 모양새다. 그러나, 칼리버스가 메타버스 산업의 구원투수가 되길 바라는 시선도 분명해 보인다.

칼리버스의 첫인상은 ‘높은 완성도가 돋보인다’라고 결론내릴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사양 최적화와 콘텐츠 확장으로 대중성을 확보해야한다는 과제도 남아있다. 칼리버스가 선보일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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