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롯데 등 한국기업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대상으로 삼은 중국의 행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를 제시했다.
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대중국 해외직접투자의 목적 변화와 경제의존도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을 최종목적지로 하는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산업구조 고도화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 외국인직접투자를 선별적으로 허가하고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상승시키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용준 경희대 교수는 “중국의 정책변화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의 대중국 해외직접투자 목적도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저임활용보다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한 현지시장 진출 투자가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목적별 대중국 해외직접투자추이를 보면 2012년 이후 현지시장 진출형 투자액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저임활용형 투자액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장용준 교수는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와 같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중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중국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가 증가하고 가운데 경제적 피해를 줄이려면 중국을 최종 목적지로 하는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주변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할 경우 투자대상국이 원산지로 표시돼 한국과 중국 간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외부효과를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중국의 주변국 대부분이 초저임금국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저임을 활용해 낮은 생산비로 물건을 만들어 가격경쟁력을 갖춘 후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 경우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지시장 진출형 투자에 비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 건수는 128건으로 전체 해외직접투자의 4.4% 수준에 그쳤으며, 투자액은 약 56억 달러로 약 20.4%를 차지했다.
장용준 교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존에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투자대상국과 최종 목적지의 경제적 환경이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인데 반해, 중소기업 중심의 신규 진출 기업의 경우 비용절감수준이 더 중요한 투자요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투자대상국의 수출역량과 개방도가 우리나라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주요 요인임을 감안할 때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와 연계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장 교수는 주장했다.
아시아 지역 내 중국의 주변 국가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의 ODA의 대상이 되는 국가들이기 때문에 ODA를 통해 수출기반시설과 행정시스템 설립을 지원하며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 등 제3국으로의 재수출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 교수는 또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이뤄지는 제3국 진출형 신규 해외직접투자는 대상국의 수출역량과 개방도 뿐만 아니라 임금수준과 지리적 거리 등 생산비용 절감이 주요 결정요인이기 때문에 향후 중국 주변국과 FTA를 체결하거나 기존 FTA를 개정할 경우 관세를 비롯해 노동·환경 규제 개선을 요구해 생산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과 EU 간의 FTA라 할 수 있는 범대서양 무역투자협정(TTIP: 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에서도 관세철폐를 통한 시장접근성 향상뿐만 아니라 규제정합성과 규범의 개선을 핵심 안건에 포함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해 향후 FTA 협상 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장 교수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