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누가 제일 잘하나①] “AI, 기후대응댐 후보지 알려줘”’기사에서 이어집니다.
무더위와 오락가락하는 폭우로 불쾌지수가 높은 지금은 여름의 한복판, 휴가철이다.
휴가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은 휴가계획이다. 휴가지와 테마를 정하고, 꼭 체험하고 싶은 관광상품이나 먹고 싶은 음식 등을 골라야 한다. 또 예산에 맞게 숙소와 이동수단을 예약한 뒤 주변 관광지를 찾아 일정에 맞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부터 설렘으로 들뜬다는 사람도 있지만, 성향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견도 있다. AI(인공지능)서비스를 활용하면 이러한 휴가계획 수립 문제도 도움받을 수 있다.
앞선 이슈 검색과 동일하게 ChatGPT, Copilot, Gemini, CLOVA X, wrtn.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어를 똑같이 입력했다.
또한 이렇게 나온 여행코스를 표로 정리해달라고 추가로 요청했다.
ChatGPT의 일정은 비효율적이면서 말이 안 됐다. 용산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도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을왕리 해수욕장까지 30분을 소요해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 버스로는 50분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택시를 타야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또한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레일바이크 소재지까지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고, 이후 무의도를 산책한 뒤 용유도에서 저녁 식사를 하라고 안내했다. 무의도와 용유도는 ChatGPT가 첫 일정으로 추천한 을왕리 해수욕장과 더 가까이 있는 곳이다. 레일바이크를 체험한 뒤 무의도,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여행 일정이 될 수 있다.
Copilot도 공항철도를 이용해 용산역과 영종도를 왕복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ChatGPT와 다르게 레일바이크 체험 후 을왕리 해변으로 이동하고, 다음날 무의도를 관광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단, 교통수단으로 제공한 버스 노선들의 경로가 목적지까지 닿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Gemini와 wrtn.은 개괄적인 계획을 내놨다. Gemini의 일정표에는 오전, 오후, 저녁으로 구체적인 시간이 명시되지 않았다. 또 레일바이크, 을왕리 해수욕장, 선녀바위 등을 선택 관광하고 맛집을 탐방한 뒤 미처 방문하지 못한 곳을 둘러보라고 제안했다.
wrtn.의 경우 영종도에 있는 15~20만 원대 해변 리조트를 숙소로 잡으라고 답변했다. 명령어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기 한 수준이다. 관광지도 레일바이크 외에는 ‘주변 관광’으로 표기했다.
CLOVA X의 계획도 미흡했다. 구읍뱃터 외에는 새로운 관광지 정보가 없었다. 식음료점에 대한 추천도 하지 않았고, 둘째 날에는 별다른 추가 일정 없이 바로 용산역으로 복귀하게끔 일정을 계획했다. 압권이었던 것은, 월미도에서 배를 타고 영종도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5개의 AI 서비스 중 채택하고 싶은 일정은 Copilot의 계획뿐이었다. 그 계획 역시 모자람이 있었지만, 나머지 AI 서비스들의 일정은 무계획에 가깝거나 상당히 비효율적이었다.
이번 비교 분석을 진행하면서, 지난 6월 애플이 발표한 생성형 AI ‘Apple Intelligence’가 떠올랐다.
디바이스에 저장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학습하고 가공한다는 해당 AI의 작동 방식이 다른 AI에도 적용된다면, 추가적이고 구체적인 정보 없이 ‘이번 여름 휴가계획 추천’이라고만 명령해도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까.
다만 현재 서비스 중인 생성형 AI들의 정보 수집 및 가공 능력에 짙은 아쉬움이 남기에, 애플의 AI 동작 방식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쓸모 있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는다.
2022년 ChatGPT가 출시된 이후 AI는 분명히 먼 길을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과 한계가 남아있다. AI 서비스가 모두에게 유능한 AI 비서로 활용되기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