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송유관 반덤핑관세, 국내 수출업체 ‘된서리’

[산업일보]
지난 10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송유관 반덤핑 관세 연례재심(2016~2017년)의 예비판정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넥스틸 59.09%, 세아제강 26.47%, 현대제철 등 기타업체 41.53%의 관세율이 부과됐다. 지난 연례재심 관세율은 세아제강 14.39%, 현대제철 18.77%, 넥스틸 등 기타업체 16.58% 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통강 강관수출은 83만 8천 톤이며, 이중 유정용강관은 31만 5천 톤, 송유관은 39만 5천 톤이 수출됐다. 이는 재작년 보통강 강관수출 186만 5천 톤, 유정용강관 93만 1천 톤, 송유관 68만 톤 대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출 쿼터 적용의 영향이 컸다. 2018년 기준 한국의 강관 대미 수출쿼터는 102만 6천 톤 수준이다. 이 중 47만 6천 톤 가량이 유정용 강관에 할당되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이 송유관 및 기타 강관에 할당돼 있다.

만약, 예비판정의 결과가 최종적으로 적용된다면 한국의 대미 송유관 수출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쿼터는 추가관세 25%를 적용 받는 대신 적용되는 것이다. 즉, 다른 말로 추가관세 25% 수준에서 한국산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예비판정에서 넥스틸과 현대제철 등은 추가관세 이상의 관세율 인상이 적용된다. 사실상 이들 기업의 송유관 수출길이 실제적으로 막히게 되는 셈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넥스틸은 이미 유정용 강관에서도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한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 받았으며, 이번 송유관의 관세율도 가장 높은 수준을 적용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대미 수출이 완전히 막혀버리게 됐다.

현대제철의 경우도 송유관의 수출이 사실상 막혀버리게 됐으나 수출 규모가 4만 8천 톤 수준으로 전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세아제강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송유관의 관세율이 12% 가량 상승하면서 마진 악화는 피할 수 없겠으나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해진 경쟁사의 쿼터를 양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수출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고정비 절감 효과가 나타나 부정적인 효과를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민사영 연구원은 “지난 1월 CIT는 관세율 인상의 근거였던 PMS의 설명력을 지적하며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관세 재산정을 명령했음에도 이번에 송유관 관세율이 크게 인상된 점은 다소 의외”라며, “유정용 강관에 대한 최종 판정은 4~5월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결과에 따라 7~8월경 발표될 송유관의 최종 판정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