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 ‘토끼굴에 빠진’ 경제… 정부-국회 협치 요구돼
“구조개혁 필수적이나, 정치적 갈등 조정부터”
[산업일보]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2023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 조사에서 올해는 ‘토끼굴에 빠
진(Down the rabbit hole)’ 경제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학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 등 85명의 경제·경영 전문가를 대상으로 ‘2023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란 의견에 76.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27.4%)와 동의(48.8%)의 비율이, 동의하지 않음(21.4%)과 매우 동의하지 않음(2.4%)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25% 수준으로, 1.5%~2.0%구간에 있는 주요기관 전망치를 밑돌았다. (기획재정부 1.6%, 한국은행 1.7%, OECD 1.8%, IMF 2.0%)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도 2.22%수준으로 주요기관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회한 가운데, 미국, 중국 등 주요 교역국들에 대한 경제전망도 부진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답한 비율이 각 71.4%, 75%에 달했다.
새해 우리경제가 직면한 경제분야 리스크로는 고금리 상황(24.5%)과 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외 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내수경기 침체(15%), 지정학 리스크(미중갈등, 전쟁 등)(13.8%)순으로 뒤를 이었다.
향후 금리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美 금리수준(39.3%)을 꼽은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경기상황’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3.8%였고 ‘부채상황’(21.4%), ‘국내 물가 수준’(15.5%) 순이었다.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 먹거리 산업으로는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이 제시됐다. 차세대 반도체가 계속해 우리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도 5.9%였다.
정부가 올해 중점을 두어야 할 경제정책 분야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25%)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자금·금융시장 안정(23.8%), 경제안보·경제외교(11.9%), 수출 확대(9.5%), 산업·기업 구조조정(8.3%)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경제정책실 조성환 팀장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자금·금융시장 안정이 급선무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노동·교육·연금·규제 등 여러 방면에서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의 체질 자체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고령화 구조로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생산효율을 높여가야 할 것이고,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중·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라 덧붙였다.
조 팀장은 모든 전문가가 ‘사회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가운데,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갈등 이슈로 정치적 갈등(58.3%)이 꼽힌 것을 들어 “사회 갈등이 심각한 상태에서는 추진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갈등 상태에서의 추진은 오히려 갈등 심화와 동력저하로 이어져 개혁 추진이 좌초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국회가 협력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