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문에 위축된 테슬라, 한국 배터리 시장도 ‘살얼음’
유럽·이머징 시장에서 성장여력 위축
[산업일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중국에서의 생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현지에서의 생산은 자국내 내수 시장은 물론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공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테슬라는 물론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이 작성한 ‘중국의 덫에 걸린 테슬라, 한국 배터리도 리스크 노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로컬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유럽이나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무역장벽으로 수출에 제한이 커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모델2는 2만달러대의 낮은 가격으로 양산 체제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낮은 중국과 신규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테슬라에게는 최고의 방안이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BYD를 필두로 1~2 만달러대의 전기차가 이미 출시됐고 시장을 선점한 상태여서 모델 2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
또한 멕시코 공장은 중국업체들의 우회 수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USMCA 제도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다. 테슬라는 결국 모델 2의 초기생산을 텍사스 공장에서 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대비 제조단가는 높아질 것이고 모델 2에 대한 기대감은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배터리업체들은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서 중장기 성장기반은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최대 시장이던 유럽에서는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이머징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에게 밀리고 있다.
유럽은 조만간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준비 중이나, 배터리에 대해서는 규제가 제한적이다. 의존도가 너무 커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무역장벽을 쌓으면 전기차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 시장의 상황을 긴밀하게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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